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 허상수
  • 승인 2002.12.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대 대통령 선거는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국민들의 정치 역량 성숙을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각본 없는 정치드라마였다. 새로운 시대와 살기 좋은 세상을 많은 국민들이 염원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새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 또한 각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주지역에서는 전국 평균을 훨씬 넘는 지지를 보냄으로써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주문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미디어선거, 정책선거, 그리고 20~30대의 정치적 의사 표현 등 과거와 다른 이번 선거의 특징을 목도하면서 정보사회와 세계화시대로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따라서 새 대통령 당선자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창조를 위해 국민들의 기대와 소망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첫째 사람들을 모두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모든 직위와 각종 위원회 위원에 젊고 유능하고 개혁적인 인사를 파격적으로 등용해야 한다. 과거사나 지역, 정당에 연연하여 끌려 다니는 인사정책으로는 선거기간 내내 주장해온 진취적인 공약 실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합리적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정신에 투철하면서 뚜렷한 소신을 가진 인물들을 내세워야 한다. 당장 정부 인수위 위원이나 첫 번째 내각 구성에서 그런 인사쇄신이 전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둘째 낡은 관행을 혁파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부처 이기주의와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의사진행방해 행위로 안주해 온 관료사회를 완전히 뒤바뀌야 한다. 이것은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법제를 바꾸지 않고도 행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위만 쳐다보면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소모적 행정의 구태를 벗어 던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미국 행정부의 강경파나 일부 소수 팽창주의적 군부의 우려나 지적에 초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7000만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주저해서는 안된다.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협정 체결과 군비축소에 외교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평화로운 섬, 제주도에 어떠한 군사기지도 허용되지 않도록 확실하고 분명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

넷째 과거청산에 게으르지 않기를 바란다. 제주도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것처럼 과거 독재정권이 저지른 양민학살과 같은 인권유린과 국가폭력에 대하여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물적.정신적 피해를 배상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한 명예회복에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도록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 진상규명 과정에서 드러나는 바대로 당시에 본의 아니게 많은 과오와 반인도적 살인죄를 범한 가해지단의 책임자들도 처벌하고, 잘못을 빌 경우에는 용서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화해와 상생의 정치가 이루어질 것이다.

다섯째 어렵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씻어주고, 그들의 애환에 귀기울이는 정치지도자로 꿋꿋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여섯째 당선 첫 인사에서 언급한 대로 ‘진보의 새로운 기치’를 내걸어 선전한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적 정치세력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원주의적 법제가 보장되어야 한다. 국회의 다수당이 여전히 야당으로 남아 지난 5년 동안처럼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잘못된 행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곱째 대통령 당선자는 모든 공약을 전부 지키겠다고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제도 개선이 없고 인력과 자원에 대한 준비가 없이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것은 과거 독재정권과 같은 ‘꼼수’와 무리수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약은 최대한 지키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준비가 여의치 않을 때는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혁 달성과 민주주의의 공고화에 기여하는 올바른 길을 찾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