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투쟁수순 본격화…임단협 막판 진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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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가 다음달 2일 총파업 돌입 방침을 정한데 이어 현대차 노조가 13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는 등 노동계가 본격적인 투쟁 수순을 밟고 있어 올 임단협에서도 극심한 막판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강행 반대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주40시간 근무, 근골격계 및 비정규직 문제 등 굵직굵직한 정책현안이 산적해 있어 노사간을 넘어 노정간 격돌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 차원의 중앙 산별교섭 진행추이와 대규모 사업장들의 산별노조 전환여부도 재계와 노동계간 `힘겨루기'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속에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재계와 새 정부의 노사정책 분위기에 고무된 노동계간 `밀고 당기기'가 어느 때보다 심할 것으로 점쳐지며 총파업 사태로까지 비화될 경우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려온 기업들의 경영 악화도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가시화될 경우 노사 양측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노조 `총파업 채비' 본격화 = 국내 최대규모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는 16차례의 협상끝에 13일 임단협 결렬 선언과 함께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사 양측은 노조의 경영참여, 주40시간 근무,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핵심사안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노조는 24일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이르면 이달말께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도 조만간 임단협 결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140여곳도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제출, 오는 18-2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25일 경고파업을 한 뒤 다음달 2일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들 사업장에는 두산중공업, 통일중공업, STX,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만도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는 특히 현대차 노조가 전면에 나서 노동계의 임단협 투쟁을 이끌고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투쟁력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금속산업연맹이 세 결속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노동계 전반의 투쟁강도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이 오는 25일 노동자 10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후 4시간 파업과 연가, 조퇴 등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한 것도 노동계의 힘 결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산별 중앙교섭' 다크호스 부상 = 지난 4월 금속노조 95개 사업장 노사가 중앙차원의 산별교섭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나 이후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임단협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노사 대표자 30여명은 이후 6차례의 협상을 가졌지만 입장차이가 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5일 근무,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 근골격계 직업병 대책마련 등 주요현안의 경우 중앙교섭을 통해 개별 사업장에 일괄 적용키로 한 만큼 중앙교섭의 차질로 사업장별 임단협 일정도 연쇄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사업장들의 산별노조 전환여부도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국금속산업연맹은 산별로 전환하지 않은 80여개 사업장중 현대차,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대우종합기계 등 20여개 사업장에서 오는 24-27일 산별노조 전환 찬반투표를 시행키로 했다.

그동안 산별전환에 소극적이었던 대규모 사업장들이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합의에 탄력을 받아 속속 산별 체제로 탈바꿈할 경우 그동안 중소기업 노조 위주로 구성돼 있던 금속노조의 세 확산의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계, 경영악화 우려속 진퇴양난 = 재계는 잇단 악재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노조의 세에 밀려 주5일근무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이 노동계 주장대로 가닥을 잡으면 생산성 저하와 막대한 경영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있다.

타결이 지연되거나 총파업 사태로까지 비화될 경우 경영상태 악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완성차업체 사장단은 간담회 자리에서 `노조 때문에 못살겠다', `정부 노사정책이 너무나 노조편으로 기울어진 것 같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반면 두산중공업과 철도노조 사태, 물류대란 등이 연이어 노조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는 등 새정부 들어 노조의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무조건 강경책으로 갈 수도 없어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경영진들이 직접 몸을 낮춰 노조 달래기에 나서는 가하면 노조에 의해 고소.고발되는 등 경영진 수난시대도 계속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문건과 관련, 올들어 두산중공업과 기아차, 대우자판 경영진이 고소.고발되는 불명예를 감수했으며 현대.기아차 사장단은 `불똥'을 막기위한 사전 포석으로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주장과 관련,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김동진 사장은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 직접 나서 위원장 등 노조간부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경총 관계자는 "올 임단협도 끝까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노사 양측이 대화를 통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기를 바랄 뿐"이라며 "특히 이번 임단협은 새정부 노사정책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경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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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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