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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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ok@jejunews.com
우리 사회에서 상대와 이야기를 할 때 불문율이 있다. 정치와 종교 문제만큼은 대화의 주제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도 서로 민감한 촉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가 한번 뱉은 말에 대해선 쉽게 거두려고 하지 않는 반면 상대방의 말에 대해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이런 특성상 상대방과의 견해가 조금만 다르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금세 감정을 드러내 싸움나기 딱 좋다.

여기에 술 한잔이라도 걸치면 서로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친구뿐 아니라 가족간에도 해당한다.

▲서양사회가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꺼리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가정의 식탁 예절 수칙 1호는 “정치와 종교의 이야기는 피하라”이다. 가족끼리 단란한 자리에서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분위기 망치기 십상이다.

미국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의 결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조합 중 하나라고 한다. 양측 모두 자기 당을 열심히 지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4년마다 발생하는 부부싸움’으로 표현했다. 대통령 선거나 상·하원선거가 본격화되는 선거시즌은 인간관계를 망쳐놓는 위험주기(2년이나 4년)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 신문은 미국 클락대학 심리학 교수인 제임스 코도바 박사의 견해를 인용해 정치 이야기를 할 때 주의해야 할 3단계 함정을 제시했다. 1단계는 상대 생각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상대를 멀리 밀어내는 결과만을 가져 온다. 2단계는 대립이 시작되면 상대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 3단계는 결국 상대를 비난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등이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 진영이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로 대선이 있는 해의 추석 민심이 초반 판도를 결정짓는 주요 분기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코도바 박사는“상대의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하겠다는 의도를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당신은 말다툼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끝까지 경청할 자신이 있는가.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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