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의 윤택제, 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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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효소(enzyme)는 유아식부터 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산업에도 이용된다. 즉, 미생물의 효소는 빵, 맥주, 포도주, 요구르트, 치즈 등을 제조할 때 사용된다. 또한 옥수수 전분을 감미료로 사용하는 옥수수 시럽으로 전환할 때 효소(carbohydrase)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자에는 많은 사람들이 발효문화를 활성화시키고, 효소를 생성시켜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발효문화와 효소 생성·섭취 등과 관련하여 과학적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될 것이다.

 

사람의 눈동자 색도 효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론 눈동자 색은 그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직접적이고 실제적 측면에서 더듬어보면 효소의 작용으로 색이 결정된다. 눈동자의 색은 안구의 홍채 색소의 양과 분포에 의해 좌우된다.

 

이 색소의 생산과 침착은 효소에 의한 다양한 화학적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푸른 눈을 소유한 사람은 홍채에 색소를 침착시키는 효소를 지니고 있지 않다. 다른 종류의 유전자는 이종(異種)의 효소작용을 일으키게 되고, 상이(相異)한 색소를 침착시켜 결국 다른 눈동자 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효소가 다각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일부 세제에도 중요 성분이 된다. 단백질과 지방에 작용하는 효소는 혈액, 육즙, 유제품 같은 단백질류, 그리고 지방과 수지 같은 지방류의 얼룩을 분해하여 물에 녹는 작은 분자로 만든다.

 

실례로 1913년에 단백질 분해효소인 트립신(trypsin)이 소다와 함께 미량 첨가, 사용되었다. 트립신은 췌장으로부터 추출되었으며 1957년까지 상업적으로 사용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박테리아 프로테아제(protease)라는 단백질 분해효소로 대체되었다.

 

효소가 얼룩에 묻어 있는 단백질을 분해하지만 사용하는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 glycol, PEG)이라는 물질로 효소를 코팅하여 작은 입자형태로 만들어 사용한다.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물에 쉽게 녹기 때문에 세탁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 셀룰라아제(cellulase)는 청바지의 돌세탁을 하는데 사용된다. 이 효소는 면섬유의 섬유소 고분자를 분해한다. 그래서 이의 활성을 조심스럽게 조절하여 생산자는 면 재질을 파괴하지 않고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타올과 같은 면제품을 오래 사용하면 보푸라기가 일어나는데 세탁시 이 셀룰라아제를 첨가하면 이를 제거할 수 있다.

 

아밀라아제는 녹말을 분해하여 물에 녹을 수 있는 당으로 만드는 효소이다. 이것은 낮은 온도에서도 녹말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어 찬물 세탁에 효과적이다.

 

물론 이 아밀라제는 밥의 주성분인 녹말을 분해하여 포도당으로 만드는 물질이다. 이 효소의 능력이 출중하여 낮은 온도, 37℃에서도 순조롭게 분해반응이 진행된다. 그렇지 않으면 인체의 온도는 상당히 높아야 될 것이다.

 

리파아제는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로 ‘Lipolase’란 상품명을 갖는 이것은 유전학적으로 제조된 효소의 효시이다. 이 물질은 음식, 화장품, 그리고 땀에 있는 지방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한다. 이 ‘Lipolase’는 흥미롭게도 물이 많을 때보다 적을 때 효과가 더 크다. 그래서 세탁하기 전에 적은 양의 물에 이 효소를 풀어놓고 세탁물를 몇 분간 담구어두면 이에 묻어있는 지방이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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