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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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제주해녀문화보존회 대표
2007년 ‘박성균’ 감독의 영화 ‘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은 택견·검도·쿵푸 세 종류의 무술 관장이 벌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대결을 그린 코믹 영화다.

충청도 어느 작은 마을, 중국집 무림각을 중심으로 택견과 검도 두 도장이 대치하고 있는 운명적 상황에 쿵푸 도장이 추가로 생기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작은 마을에 무술 도장이 둘도 많은 데, 셋이 생기니 세 관장은 동네 아이들을 놓고 수련생 모집의 혈투가 벌어진다. 수련생 모집을 위한 신묘한 마케팅 기법이 동원되고, 온갖 잔꾀와 술수가 총동원되는 상황이 이어진다.

어제의 수련생이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수련생이 되는 웃지 못할 사건들이 계속된다. 결국 세 관장은 우여곡절 끝에 관계가 좋아지나, 또 다시 시대의 조류에 맞춰 탄생한 이종 격투기라는 새로운 무술 도장이 이 마을에 들어서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내 등록된 박물관은 33개, 미술관은 7개로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과 경기도 다음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수가 많다. 여기에 등록되지 않은 영세한 사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합치면 제주도내 몇 백여 곳이 훌쩍 넘지 않나 싶다. 면적으로 보나, 인구수로 보나 타 시·도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제주도에 이렇게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제주도의 자랑거리다.

관광을 한문으로 보면 ‘觀光’이고 영어로 보면 ‘sightseeing’이다. 둘다 ‘보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광은 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관광 트랜드는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 지적 욕구를 충족해 줘야 한다.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루브르 박물관’, 영국하면 떠오르는 ‘대영 박물관’, 러시아하면 ‘에르미타슈 미술관’이 떠오른다. 거기에 최근엔 수족관이 대세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조지아 아쿠아리움’, 일본의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몰’이 그 좋은 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유물·예술품·학술 자료 등 각종 자료를 수집·보존·진열하고, 일반인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이다. 이는 영리성 보단 공익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수족관도 이와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7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에 해양과학관이 생겼다. 4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관광 특구 제주도에 민간 투자 사업의 일환인 ‘BOT방식’으로 진행되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아시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도의 자랑거리임이 분명하다. 여기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해녀의 물질 시범 공연이 펼쳐진다. 이는 운영사의 지역 정책이 단순히 도민 할인이 아닌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기여한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많은 외국인들과 관광객이 제주해녀 물질 시범 공연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수심 10m의 수족관에서 마치 인어처럼 유영하는 이들 해녀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친다. 이들은 지역 어촌계 현직 해녀에서 선발된 17명의 해녀 물질 공연단이며, 평균 연령은 65세가 훌쩍 넘는다.

그들이 이 공연에 갖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많은 이들 앞에서 박수 받으며 물질하던 한 해녀는 “내가 해녀라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다”며 평생의 한을 풀었다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공연의 의미는 단순히 해녀의 잠수 기술과 기량을 보여 주려함이 아니다. 깊은 바다 생사를 넘나드는 물질 앞에 신기함이나 놀라움보다 감동과 경외감이 앞서는 이유는 그들이 현재의 제주도를 만든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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