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자신의 방어수단과 살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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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자연에서 식물을 해치는 것으로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조류 및 이들과 유사한 생물들이 일으키는 다양한 질병들이 있다. 물론 잡초, 선충류, 식물을 먹는 곤충 등도 식물을 괴롭힌다.

 

매년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병충해 때문에 수확 식량의 40% 이상을 잃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거의 1/3을 잃는다. 해충은 다양한 방법으로 곡물의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혹은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생물체(organism)를 말한다.

 

해충을 죽이는 데 이용되는 농약(pesticide)은 해충에 따라 분류된다. 살충제(insecticide)는 곤충, 제초제(herbicide)는 잡초, 살균제(fungicide)는 곰팡이(진균류)를 죽인다.
제초제는 선택적으로 특별한 식물군 즉 잎이 넓은 식물 또는 풀과 같은 식물만을 죽일 수도 있고, 비선택적으로 모든 식물을 제거하여 불모지를 만들 수도 있다.

 

몇몇 제초제는 동물에게 필수인 아미노산으로 식물에서 이의 합성과정에 촉매작용을 하는 식물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동물과 달리 식물은 20개의 아미노산을 합성한다. 즉 동물들은 필수 아미노산을 합성하지 못하므로 식물이 생성하는 아미노산에 대한 억제제를 개발하면 더 안전한 제초제를 만들 것이다.

 

그런데 식물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 식물은 초식동물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조직과 독소를 함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방어조직과 독소를 인간에게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니코틴은 곤충들의 접근을 금지시킴으로써 담배를 보호한다. 그러나 이 물질은 포유동물에게 독성이 있기 때문에 상업적 이용이 제한되고 있으며, 인간은 흡연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살충제 중의 하나인 제충국(pyrethrum)은 마른 국화꽃(chrysanthemum)으로부터 탄화수소 용매로 추출한 접촉성 살충제이다. 제충국은 비행하는 곤충을 죽이는 데 효과적이고 포유동물에는 비교적 독성이 적다.
제충국은 공기와 햇빛에 의해 용이하게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농업용 곤충에 대해서는 지속성이 부족하다. 그래서 제충국이 거의 치사량에 가까운 분량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곤충을 죽이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다른 살충제를 섞어서 사용해야 된다.

 

수세기 동안 인도 사람들은 님(neem)나무의 살충능력을 알았다. 님나무의 종자에서 추출된 오일은 200여 종 이상의 해충에 효과적이며, 감기와 독감 치료에 이용되며, 비누와 섞어서 사용하면 말라리아 피부질환과 수막염 치료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매운 고추도 식물 방어수단의 일환이다. 그런데 열대지방 주민들은 특히 매운 고추를 좋아한다. 고추는 비타민 C 등의 공급과 내장기관의 청소, 즉 살균작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문명화된 인간들이 이를 즐겨 먹을 것이다.

 

이 고추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새들은 붉은 색을 선호한다. 새들이 붉은 고추를 먹으면 고추 씨는 소화과정에서 안전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새는 고추 씨앗 살포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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