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미술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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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백록초등학교 교장
학생들에게 교육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 환경이나 사회적인 환경은 접어두더라도 학교의 교육 환경은 학생들의 면학 풍토를 조성하고, 학생들이 배워야 할 인성과 배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배움의 현장이어서 더욱 중요하다.

제주의 학교는 수목이 울창한 아름다운 교정과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한 건물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들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잔디를 깔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잔디 운동장을 보유하고 있어 외지에서 온 분들이 제주의 학교를 보며 놀라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관이나 복도에 발을 딛는 순간 삭막하다는 느낌을 주는 학교가 있다. 과장해서 말하면 창고같은 느낌이다.

식물이 자라는 화분 등은 관리상의 문제가 있어 접어두더라도 그림 한 점 걸려 있지 않은 실내를 보면서 학생들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학교의 내부를 디자인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은 예산 형편에 따라 진행되겠지만, 작은 예산으로 좀 더 세련되고 아늑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은 사치일까? 복도를 미술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복도의 빈 벽에 복사품 명화라도 걸어놓는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명화가 아니더라도 미술 시간에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나 판화, 부조 등을 조화롭게 배열하거나 합동 작품을 만들어 게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미술 감상 교육은 인간의 정서와 사상을 형성하는 자기 창조 교육이며,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교육이다.

창조적·개성적인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고, 다양한 세계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또한 다양한 인간상의 이해와 삶의 방식을 자각하게 하는 교육이며, 표현의 동기로 남아 창작과 향수의 질을 심화시키는 교육이다.

학생들은 교육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이나 복도는 소중한 공간이다.

그런 교실이나 복도에 그림이 걸려 있다면 학생들의 정서가 얼마나 안정되겠는가.

수업시간에 교사에 의한 감상 교육도 중요하지만 미술품을 벽에 걸어놓는 것은 가장 손쉬운 감상 교육의 한 방법이며, 학교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학생들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공부하면 학력 신장에도 도움을 주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대책으로 학생들을 순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학교를 미술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국화·서양화·사진·서예·판화·디자인·명화·학생들의 작품 등 가리지 말고 학생들에게 미술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서양의 궁전이나 성당이 벽과 천정에 걸려 있는 그림들로 하여 더욱 아름답거나 성스럽게 느껴지듯이 학교에 미술품을 전시하면 학교는 더욱 고급스럽게 변할 것이다.

화가의 그림을 전시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학교의 운영비로 그림을 구매할 능력이 없으니 교육 기부 사업을 펼치면 어떨까?

학교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일, 정말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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