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수확 등 만사를 제쳐놓고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생존의 위기가 눈 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농축산인들은 한·중 FTA를 체결한 순간, 감귤 등 제주의 생명산업은 끝장난다고 주장했다. 중국산으로 덮인 밥상 앞에서 우리 모두 숟가락을 놔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우리는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는다.
그들의 주장처럼 중국발 FTA는 제주 1차산업으로선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지난 3월 발효된 미국과의 FTA의 최대 피해지역이 제주라 한다. 이 마당에 또 다시 중국과의 FTA라니. 제주 농축수산인들이 펄쩍 뛰고 까무러쳐도 모자랄 일이다.
그렇잖아도 중국산 농수산물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FTA 체결로 관세장벽이 대폭 낮아진다면 그 결과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제주농업 기반의 몰락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연관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게 분명하다. 1차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지역 경제를 붕괴시킬 초대형 태풍이다.
따라서 제주 1차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 건 당연하다. 감귤은 육지부의 쌀이나 마찬가지다. 생명산업으로 응당 같이 취급해야 마땅하다. 도내 주요 작물, 농수축산물에 대해서도 피해 최소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해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지 않는 게 최선이다.
정부, 대선 후보들은 제주 농축산인들의 ‘생존 몸부림’을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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