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차산업 ‘생존 몸부림’ 새겨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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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은 분노와 절규로 메아리쳤다. 도내 농수축산인들의 성난 목소리였다. 때 마침 내린 비는 메마른 땅을 조금이라도 적신 반가운 비였다. 그러나 탑동광장엔 단비가 아니라 허탈과 착잡, 비장함이 두루 섞인 비가 내렸다. 이마에 붉은 띠를 두르고, 피켓과 깃발을 들고, 삭발을 하고, 수입 농산물 화형식까지…. 도내 1차산업을 망라해 5000명이 참가한 ‘한·중 FTA 협상 중단 총궐기 대회’다. 광장에 그 많은 인원이 모인 건 근래 보기 드문 일이다. 도내에서 무려 79개 농수축산업계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감귤 수확 등 만사를 제쳐놓고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생존의 위기가 눈 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농축산인들은 한·중 FTA를 체결한 순간, 감귤 등 제주의 생명산업은 끝장난다고 주장했다. 중국산으로 덮인 밥상 앞에서 우리 모두 숟가락을 놔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우리는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는다.

그들의 주장처럼 중국발 FTA는 제주 1차산업으로선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지난 3월 발효된 미국과의 FTA의 최대 피해지역이 제주라 한다. 이 마당에 또 다시 중국과의 FTA라니. 제주 농축수산인들이 펄쩍 뛰고 까무러쳐도 모자랄 일이다.

그렇잖아도 중국산 농수산물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FTA 체결로 관세장벽이 대폭 낮아진다면 그 결과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제주농업 기반의 몰락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연관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게 분명하다. 1차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지역 경제를 붕괴시킬 초대형 태풍이다.

따라서 제주 1차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 건 당연하다. 감귤은 육지부의 쌀이나 마찬가지다. 생명산업으로 응당 같이 취급해야 마땅하다. 도내 주요 작물, 농수축산물에 대해서도 피해 최소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해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지 않는 게 최선이다.

정부, 대선 후보들은 제주 농축산인들의 ‘생존 몸부림’을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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