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민들의 애국심, 그림의 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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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3차 중동전쟁 때였다.

이스라엘의 모세 다얀 장군이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이스라엘 군대는 막강한 신무기로 무장했다. 우리는 이 신무기로 아랍연맹을 깨뜨릴 것이다.”

주변국에서는 이스라엘이 핵무기 등 파괴력이 강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쟁은 모세의 호언장담대로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전쟁 기간 동안 이스라엘이 최신 무기를 사용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쟁 후 다얀은 “우리의 최신무기는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이스라엘 국민들의 가슴 속에 간직돼 있는 불타는 애국심이다. 우리는 애국심이라는 최신 무기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이 일어나자 유학 중이던 이스라엘 학생들이 속속 귀국해 책 대신 총을 들어 전장으로 나갔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 군대가 수적으로 절대적으로 밀리는, 소위 ‘17대 1’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단결이었다.

굳이 먼 나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온 국민이 하나로 단결돼 외세 침략에 저항했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다.

임진왜란 등 수많은 외침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고 백성들은 낫과 호미를 들고 밭이 아닌 전장으로 달려갔으며 심지어 부녀자들도 앞치마에 돌멩이를 나르며 나라 지키기에 나섰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국가의 위기 때마다 국민의 하나 된 단결심을 보여 왔으나 최근 들어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래전부터 상당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병역 기피 현상이 만연해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나 재벌가 등 소위 사회의 상류계층 자녀들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군대를 빠져나가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군대는 ‘힘 없고, 돈 없고, 배경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달 부산의 한 20대는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꼼수를 부리다가 마지막에는 친구들과 몇 차례 자해교통사고 연습을 한 후 진짜 자해교통사고를 냈다. 이처럼 입영 기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군대를 가야 할 연예인이 군대에 입대하는 모습이 뉴스거리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북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군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제1, 2차 연평해전을 비롯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어 얼마 전에는 임진각 주변을 포격하겠다고 밝히는 등 휴전 이후 최고의 긴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과는 이어도 영유권,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놓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외세의 침략도 용납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단결력이다.

그러나 병역 기피 현상이 만연하고, 정치권에서는 정쟁만 일삼는 이 상황에서 대국민 단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얼마 전 방한한 이스라엘의 에델슈타인 장관은 “이스라엘 군대는 융통성 있는 복무 형태와 전문적 교육으로 여러 부류의 청년들을 흡수하고 애국심을 키워준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의 화약고라고 할 만큼 전쟁의 위험에 놓인 나라이지만 아랍계와 유럽계, 에티오피아계 등 다양한 층으로 이뤄진 국민들은 군대를 기피의 대상이 아닌 국가에 봉사하면서 자기계발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조문욱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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