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vs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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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제주해녀문화보존회 대표
맹자의 공손추편(公孫丑篇)에는 사단설(四端說)중 하나인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나온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이렇듯 측은지심을 인간의 4가지 덕목인 인·의·예·지 중 으뜸으로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어짐의 극치로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맹자는 사람의 본성을 선(善)으로 보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동정의 사전적 뜻은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이다. 그 어원을 분석해 보면 ‘같을 동(同), 마음 정(情)’으로 그 딱한 처치를 나와 같게 생각하는 행위이다. 우연인지 영어로 동정인 ‘Sympathy’ 또한 ‘같은’이란 의미의 접두어 ‘Sym’에 ‘고통 또는 감정’이란 의미의 접미어‘Pathy’가 결합된 단어로 동정(同情)과 그 언어적 결합이나 의미가 같다. 결국 동서양을 떠나, 인류의 보편적 정서인 동정은 인류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덕목임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그 동정의 마음이 인류를 초월해 자연의 모든 생명체로 나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종 동물 보호 단체에서 주장하는 ‘동물권’이 그 예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동정이라는 마음의 작용이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작용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추나 푸성귀는 그것도 그 생명체의 입장에서는 고귀한 생명일진데 무자비하게 먹혀진다. 그리고 활동성이 적은 성게나 해삼도 날것으로 먹지만 식감에 대한 생소함을 호소할 뿐 동정까지는 아니다. 활동성이 큰 생선의 경우도 붉은 피가 적어서 그런지 날것으로 먹는 데 소나 돼지보다 그 불편한 감정이 덜하다. 하지만 붉은 혈액을 가진 소나 돼지의 경우 날로 먹는다는 것에 조금 꺼림칙하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거기에 중국의 원숭이 뇌 요리는 전 세계의 비난을 받는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인육 먹는 관습을 가진 종족을 야만인이라 부른다. 같은 생명체라도 식물, 극피 동물, 어류, 포유류, 영장류, 인간에 각각 다른 강도의 동정이 적용된다.

위의 예를 토대로 필자는 동정이 대상과 나와의 유전자적 근친성에 비례해 작용한다는 사실과 그 근친성이 가까울수록 강한 강도의 동정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육식을 기피하는 채식주의자 또한 이런 동정의 생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극단적인 채식주의가 건강을 해치는 예는 세계 의학계에서 많이 보고돼 왔다.

제주의 자랑거리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고래상어가 방류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고래상어는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그 크기의 웅장함과 고래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동정을 받았지만 실제 고래상어는 이름처럼 포유류인 고래가 아닌 어류인 상어이다. 단지 그 크기와 모습이 고래와 닮았다고 해서 고래상어(Whale Shark)란 이름이 붙여졌다.

일본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 보다 더 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인 ‘아쿠아 플라넷 제주’에서 고래상어는 수의사와 어류 전문가의 관리로 세계 어떤 수족관 보다 체계화된 관리를 받으며 살았다. 그리고 바다로 방류됐다.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그들의 권리도 중요하다. 그리고 학대 받아서는 더욱 안 된다. 하지만 만류의 영장인 인간의 결정에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는 언론과 여론의 개입이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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