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1990년 초에 학창 시절을 경험한 세대는 입시하면 떠오르는 추억 중 하나가‘체력장’일 것이다. 종목은 100m달리기,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턱걸이(여학생은 철봉 매달리기), 던지기, 멀리뛰기 등이었다.
교육당국은 1972년 대학교와 고교 등 상급학교를 진학하고자 하는 입시생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20점이 만점이었으며, 입시생들의 딴 점수는 입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1초를 앞당기기 위해, 1cm를 더 뛰기 위해, 1개를 더하기 위해, 1초를 더 매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일부 신문은 체력장을 앞두고 마치 지금의 수능 과목별 정리처럼‘체력 만점 교실-20점 만점을 위한 종목별 총정리’라는 기획물을 연재하기도 했다.
▲체력장은 1994년부터 입시에서 제외됐다.
만점 속출로 변별력이 떨어진데다 오래달리기 도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공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체력장은 청소년들에게 운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신체 발달에 도움을 주었다.
그 후 청소년들의 체력 저하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체력장 부활론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 청소년들의 체력 저하는 심각하다. 교육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교생 10명 중 4명은 체력이 최저등급이고, 초ㆍ중학교 고학년의 체력도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입시 공부와 학습에 매달리느라 운동량이 부족해 ‘약골 체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선 학교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등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제주일보배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교육도시를 지향하는 서귀포시 등이 매년 관심을 갖고 후원하고, 매 대회 80여 개 클럽이 참가하면서 제주도내 대표적인 청소년 생활체육대회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농구는 특히 청소년기 두뇌 발달은 물론 키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올해는 오는 17일 서귀포시에서 펼쳐진다.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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