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의 평생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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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숙. 금능꿈차롱작은도서관 관장 / 시인
1년 전까지만 해도 큰 딸의 꿈은 유치원교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진행된 ‘평생학습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더니 진로를 과감히 변경하였다. 도서관에서 마련된 ‘캐리커쳐 그리기’ 수업을 통해 그동안 막연히 자리 잡고 있었던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우리에게 간절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어느 정도의 마찰은 있었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 딸은 자신의 길을 위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부에 늘 지쳐있던 딸의 표정은 지금 살아있다. 살아가는 게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물론 앞으로 힘든 일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역경을 자신은 각오하고 있고, 또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도 한다.

나를 되돌아본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다른 공부를 하게 되었다. 전공과 관련된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며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마련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동화구연교실’과 ‘시 창작교실’을 통해 다시금 내 속에 있던 것들을 조금씩 꺼내며 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나는 동화구연가가 되었고, 시인이 되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일과 연계가 되어 즐겁고 보람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1회 평생학습박람회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었다. 평생학습이라 함은 학교 교육이나 기업 내 교육 이외에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평생 교육으로서의 학습을 말한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박람회는 “인생 100세, 일과 학습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90여 개 지자체를 포함한 총 190여 개 평생교육기관 및 단체 등이 참가하여 우수한 프로그램을 전시 홍보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눈에 띄는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쳐 주고 나아가 문학창작교실까지 운영한 결과물이 전시가 되어 있었다. 어르신들이 직접 쓰고 그린 삐뚤삐뚤한 시화전은 보는 내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지역의 특성, 색과 향기가 나는 다양한 제품들이 체험 재료로 등장하여 많은 참여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평생학습에 종사하는 분들이라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열심히 사진 찍고 메모하고 인터뷰하며 정보를 얻어갔다. 그분들의 노력이 지역으로 돌아가 또 다시 지역적인 멋진 프로그램으로 탄생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하지만 결과물이 좋다고 무턱대고 모방하기 보다는 지역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된 응용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환경과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여 공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이라면 결과물의 성공 여부를 떠나, 진행과정에서도 큰 감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처럼, 혹은 내 딸처럼 앞으로 걸어갈 자신의 길이 달라질 수 있고, 삶의 목적과 질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평생학습을 인생 100세 시대의 융합적 해법으로 제시할 수 있고 하나의 작은 과정이 점차적으로 번져 학습을 통한 새로운 일거리 창출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본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삶을 제시할 수도 있는 ‘평생학습’,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꺼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평생학습’ 그 중요성 만큼이나 프로그램 선정과 개발,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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