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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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공남 제주서중학교 교장 / 논설위원
유엔미래포럼의 제롬 들렌 회장은 몇 년 전 한국 학생들을 위한 강연에서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비전 없이 공부만 하는 것 같다. 그들은 앞으로 그들 세대에 가서 없어지게 될 직업이나 직종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 알지 못하는 듯하다.” 라고 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이 세상에는 인터넷이 없었고 휴대전화, 복제양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지구촌은 인터넷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 마우스만 클릭해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들렌 회장은 이런 세계 변화의 흐름을 우리 학생들에게 전하여 그들이 다가올 미래를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변화에 대처하지 않고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 어떤 상태로 전락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스펜서 존슨의 우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은 ‘변화’가 일어났을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새 치즈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도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지 화만 내며 변화의 기회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두 생쥐와 꼬마인간은 새 치즈를 찾아 나서며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한다. 아직 새 치즈를 찾진 못했지만 그들은 어딘가에 있을 치즈를 확신하며 기꺼이 길을 나선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변화로 인해 현재 누리고 있는 이익에 어떤 위협이나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여 타성에 빠지거나 변화를 거부하는 개인에 의해 생길 수도 있고, 자원의 한정이나 그 체제를 유지해 온 기득권자들로부터의 저항 등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이 경직되어 관련 정책에 대한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서 야기될 수도 있다.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교육에 관한 한 우리 모두 할 말이 많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부정적인 목소리이다. 이런 불만의 소리 중에는 제도만 바뀌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가 안고 있는 교육의 문제를 단순히 제도의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우리 자신에게 변화를 거부하는 개인적 요인은 없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키고자 하는 관리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어떠한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교육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문구가 아니다. 학교를 구성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인 우리 자신에게 우리의 교육이 경쟁력을 갖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학교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어떤 자세를 가지고 교육에 임하느냐가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인의 이런 변화 욕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잃어버린 치즈를 원통(寃痛)해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다. 세상은 생각의 속도만큼 변화하고 있다. 교육은 그 변화를 수용할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 제주는 특별자치도로서 국내의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어 교육 자치에 관한 상당한 자율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국가교육정책의 변화도 예고되고 있는 시점이다. 잃어버린 치즈를 원통해 한들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면 머뭇거리거나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율권을 바탕으로 기꺼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는 도전을 서슴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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