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살리는 대통령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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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백록초등학교 교장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사랑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어린이들과 40년을 함께 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고. 가르치는 일도 행복하지만 제자들의 중매와 주례를 하고, 반창회·동창회·오름 등반 등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아 내가 선택한 일 중에서 가장 잘 한 일 중에 하나라고 자랑처럼 말한다.

그런데 요즘 교사라는 직업이 참 어려운 직업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 1위라지만 교사들 입장에서는 흔히 하는 말로 도시락을 싸고 다니며 만류라도 하고 싶은 직업이 되어 버렸다면 지나친 엄살일까? 일부 학생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교사에게 반항하고, 심지어는 교사를 폭행까지 해서 자존심을 잃어 교단을 떠나는 명예퇴임교사가 늘어나고 있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 권위가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선생님이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

교사도 사람인지라 실수를 하거나 착각으로 학생 지도에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사를 무시하거나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교육은 불가능하다. 특히 교사의 손발을 묶어버리면 교사는 무사안일, 무관심으로 일관하여 열정을 발휘할 수 없다. 때려서라도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없을 듯하다. 그렇다고 교사가 몰지각하게 때려서 가르쳐야 한다는 건 아니다. 상담기법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많고, 대화기법 같은 연수를 통해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하는 방법을 아는 분들이 많으니까.

1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2차 TV토론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정치·외교·안보·통일 문제를 다룬 1차 토론에서는 대북정책이 큰 이슈가 되고, 상대후보 의혹제기, 정치 쇄신에 대한 의지, 신뢰의 리더십 등에 후보자의 생각을 듣는 토론이었다. 토론이 끝난 후, 방송과 신문에서는 누가 토론을 잘 했느냐, 누가 예의를 벗어난 공격이었느니, 누구는 이익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봤느냐가 화두가 되었고, 각 당은 모두 아전인수 격으로 자기 당 후보자가 가장 잘 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어제 2차 토론에는 경제·복지에 초점을 맞춘 후보자들의 토론이 펼쳐졌는데, 서민경제 위기 책임론과 경제 민주화, 복지정책 등이 첨예한 공격과 답변이 있었다. 토론만 보면 후보자 모두 국가를 바르게 이끌 정책들을 쏟아놓아 5년 안에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 같다.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니 대통령 선거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하고, 우선 당선되고 봐야 하니 각종 달콤한 정책들을 쏟아놓고 있어 유권자들의 표심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육정책에 대한 토론이 없었다. 교육이 다른 정책들보다 비중이 작기 때문인가?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고, 교육가족의 목마름을 생각하면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것이 교육문제인데, 토론에서 빠졌다는 건 그만큼 등한히 했다고 여겨진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입시정책이나 교육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교육은 흔들리고, 교육자의 입지는 점점 위축되고 있어 교육을 살리는 대통령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후보자들은 연설을 통해 유아·초등교육이나 중·고등학교 교육, 사교육경감대책, 대학교육 등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교육현장의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표심만 의식해서 각종 보따리를 풀어놓으니 난감하기만 하다.

교육을 살리겠다는 정책이 교육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백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을 세워주기를 바라면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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