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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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문 영남대학교 교수 / 논설위원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여야의 후보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라고 하지만 판세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인 듯하다. 그야말로 투표함을 모두 열기 전까지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단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국민들이 선택한 인물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후보에 오른 인물 중에서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적임자인지를 가려내야 하는 엄중한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과연 누가 대통령의 자격을 갖추었을까?

우리가 아무리 외면하고자 해도 ‘정치’(政治)란 사람들의 일상과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영역 중의 하나이다. ‘정치’라는 말에서 ‘정’(政)은 바르지 못한 것을 바르게 잡는다는 의미이며, ‘치’(治)는 물이 넘쳐서 피해를 입는 것을 수습하고 잘 다스려 피해를 막는다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은 바로 나라의 잘못된 것을 바르게 잡고, 국민들의 뜻을 잘 모아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여태 우리나라를 이끌어 온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선출되기 전에는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역사상 이런 대통령이 얼마나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모두가 장기집권, 권력남용, 부정부패 등의 ‘일그러진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 나라를 이끌어갈 진정한 대통령이라면 사회 곳곳에서 어렵고 힘들게 비참한 삶을 영위하는 빈곤층과 힘없는 노인층, 그리고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실업자들의 눈물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온갖 현란한 말과 구호의 잔치에도 불구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기본적인 명제를 실행할 정치지도자의 모습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광해, 왕이 된 남자’라는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끈바 있다. 1000만 관객을 모으며 국민들을 사로잡은 이 영화 속에서 광해는 “내 나라, 내 백성을 지키는 왕이 되겠소” 라는 인상 깊은 명대사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영화 속에서 광해의 모습을 본 많은 관객들은 “진짜 광해 같은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왕이라면 나는 그를 대통령으로 지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정치지도자는 언제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사람이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인류의 양심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적 인물이다. 인간을 차별하는 노예제도에 도전했고, 또 이 도전은 평화, 비폭력, 비타협의 원리를 절대 굽히지 않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는 폭력을 당하고 거듭 투옥되면서도 결코 자신의 신념과 자존심을 버리지 않으며 나라를 지키다가 숨을 거둔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연설로 유명하다. 그의 이 말은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부 위에 군림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언젠가 때가 오면 세상이 자신과 조국의 위대함을 알아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인내하며 국민을 이끌었다. 그는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다. 국민이 정치를 만들고 정치는 국민을 만든다. 새는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가장 높이난다” 고 말했다.

우리가 뽑아야 할 대통령은 말이 아니라 진짜 행동으로 국민과 나라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의 운명이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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