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원숭이들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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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성 국제대학교 교수 / 논설위원
외눈박이 원숭이들이 사는 마을에 두 눈이 정상인 약 10%에 해당하는 원숭이들이 더불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언젠가 시력이 좋고 사고가 올곧은 두 눈 원숭이들이 앙숙인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적이 곧 침공해 올 것 같다고 조바심하며 마을의 수장(首長)과 원로, 참모들에게 이를 알렸다. 수장과 참모진은 지금껏 아무 일 없었는데 그럴 리 없다고 펄쩍 뛰며 사실 확인도 해보지 않은 채 묵과해버리자 결국 이일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 얼마 후, 만반의 전쟁 준비를 마친 적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원숭이 마을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처절하게 패배한 이들은 전쟁비용을 배상하고 매년 상당량의 곡식조공을 전제로 휴전에 이르렀다. 그리한 뒤 애꾸 원숭이들은 두 눈 원숭이 무리가 적의 전쟁 준비상황을 상세하고 논리정연하게 제보하지 않았음을 빌미로 이들을 철저히 배척하여 보호구역을 만들어 따로 살게 했다.

한국역사를 훑어보면 이와 흡사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선조 인조 때는 소수의 훌륭한 건의를 수용하여 슬기롭게 전쟁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병자호란을 겪으며 왕과 신하들이 남한산성에 칩거하다 왕이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항복수모를 겪었고, 임진왜란 시에는 근 7년여 전쟁을 치르며 왕이 피난을 가고 왜인들에게 온 국토가 유린(蹂躪)되었다. 1592년 임란 발발 전에 대마도주가 조선조정에 일본이 조선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누차 알려왔고, 이율곡은 일찍이 위난에 대비 10만 양병설을 건의했건만 조정의 무사안일로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전쟁위기론이 자주 거론되자 황윤길과 김성일을 일본에 파견하여 동태를 살피도록 했지만 이네들의 주장이 엇갈렸다. 황윤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심만만한 태도와 그곳의 정황을 살피고 왜인을 통해 나름대로 얻은 정보로는 전쟁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했고 김성일은 원숭이처럼 오종종하고 왜소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몰골과 그네들의 태평스럽고 여유 만만한 생활상으로 보아서 조선침공의 의도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 했다. 조정은 양쪽으로 나뉘어 옳거니 그르거니 다투다가 결국 전쟁발발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서 무비유환(無備有患)을 자초하고 말았다.

12일 아침, 북한은 온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는 로켓발사에 성공했다. CNN보도로는 발사목적이 김정은의 위상강화와 김의 반대세력에 대한 강력한 숙청의지가 담긴 것이라 했는데, 남한은 물론 일본, 미국, 러시아에도 큰 위협이 돼버렸다. 제작, 발사까지의 비용이 13억불 정도라는데 이는 굶주리는 북한 전 주민을 1년간 먹여 살릴 수 있는 액수라 한다. 북한의 위정자들이 제 정신인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혹자는 통일되면 모두 우리 것이라며 여하튼 북한이 장하다 하는 이도 있지만 그들이 지금껏 행해온 짓거리를 종합해 볼 때, 통일은 요원할 뿐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걸려도 얼마든지 타협과 대화로 풀어나가야 할 동족문제를 김일성은 소련(러시아)지원을 받아 합법정부인 남한 침공으로 한국유사 이래 가장 참혹한 동족상잔을 자초하지 않았는가.

제주는 평화의 섬이자 전략 요충지이다.

혹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해적기지라 지칭한다. 억지논리에 의하면 해군이 주둔해있는 하와이도 해적기지가 되는 셈인데, 현재 해군방어사령부가 주둔해 있는 제주시는 무엇이라 지칭할 것인가? 철딱서니 없는 주장은 이만 거두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중지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때 타인의 존경을 받는 법이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우리나라다. 한국을 부정하면 외국의 어느 나라가 한국을 존중하겠는가. 향후 한국이 존경받을 수 있도록 이끌 대통령은 재사삼고(再思三考)하여 뽑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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