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꽃 한송이 피우는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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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고대해양탐험가 / 하멜기념사업회장
꽃은 멍이 들어도 핀다. 상처를 받아도 피어나는 것이 꽃이다. 제주 동백꽃은 바로 이런 꽃 가운데 하나이다. 신안 압해도에서는 벌써부터 애기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눈 속에 갇힌 녹색 잎 사이로 그 자태를 뽐내는 것이 동백꽃이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머지않아 추위가 물러가면 산과 들에는 앞 다투어 봄의 교향악들이 들려오리라.

우리에겐 나라꽃 무궁화가 있다. 무궁화 또한 은은하면서 백의민족의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신 무궁화 달기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마을마다 학교마다 나라꽃 무궁화 동산을 만들고 가꿔 제주를 세계 꽃 축제 중심 자치도로 키워가는 것은 어떨까. 평화의 섬과 꽃은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꽃나무 섬 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나라꽃 사랑 운동부터 벌여 나가야 한다. 벚꽃 축제는 있으되 나라꽃 무궁화 축제를 만나 보기란 어렵다. 제주 특성을 살린 토종 꽃들을 키워내는 화훼산업들을 미래 산업으로 키워 나가는 전략적 연구들이 요구된다.

네덜란드 국화 원산지는 터키이다. 네덜란드는 튤립이 국화로 자리 잡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내심과 창의력으로 이뤄낸 협동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계 꽃 시장을 석권하고 꽃 수출 1위 국가로 경쟁력을 앞세워 나갔다. 꽃 산업의 미래는 밝다. 세계 꽃 소비 시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꽃 소비액은 연간 2만원 정도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꽃은 우리 일상을 풍요롭게 할뿐더러 부드러운 인성을 갖게 한다. 한 연구 보고에 의하면 아이들 공부방에 꽃이 있으면 두뇌 발달은 물론 학습효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가 꽃에 대한 관심과 화훼산업에 눈 돌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해에는 꽃나무 사랑 운동이 전세계로 펼쳐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가 개량돼 성탄 나무용으로 인기가 높다. 꽃나무들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쁨과 행복을 선사한다.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랑을 찬미한다. 또한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축복과 감사의 마음을 심어 준다. 주위에서 꽃 한송이 선물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인다. 주고받는 사람들의 마음씨를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약동하는 봄을 기다리는 것도 겨울을 이겨낸 꽃나무들을 마중하기 위해서 이다. 꽃나무들의 피어나는 숨결 소리와 산과 들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 봄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꽃을 기다리는 것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다.

꽃들은 미움과 질투도 없다. 어머니 가슴처럼 넉넉하고 따스하다.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기쁨의 선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새해는 마음과 마음, 가슴과 가슴으로 전달되는 한 송이 꽃들을 피워 내고 달아 주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새 봄을 맞이하면 어떨까. 꽃을 피워 가는 성숙된 마음들이 영글어 갈 때 우리 마음들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런 마음들을 피워 내기란 금방 쉽지 않다. 미당은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 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하였듯이 어느 꽃 하나 예사롭게 피어나는 일이 없다. 꽃을 피우고 꽃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절박한 삶에 찌들려 살아와서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꽃 한송이 피워내고 가슴에 달아 주는 여유로움으로 서로 반갑게 손목을 마주 잡아 주는 마음가짐으로 꽃이 되어 보자. 해안가에 외롭게 피어나는 쑥부쟁이가 반갑다. 새해는 각자 긍정의 꽃 한송이 키우고 가꾸어 여유로운 자세들이 제주를 풍요롭게 만들어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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