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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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숄츠. 코리아컨설트 대표
최근 고(故) 조성민씨의 자살로 전국이 쇼크에 빠졌다. 그의 전 아내였던 고(故) 최진실과 그녀의 남동생의 죽음에 이어 아직 어린 두 아이들을 남겨놓은 채였다. 지난 몇 년에 걸쳐 한국의 많은 부자와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현재도 10대와 2O대는 사망 이유에 자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고나 병이 아니라 불행과 우울증이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고 있다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는 개인적으로 이 테마를 꽤나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그 결과, 이는 가치에 대한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한국인은 그들의 현실에서의 가치와 전통적인 가치들을 놓아버림으로써 한 개인의 마음과 어쩌면 온 나라에 무엇으로도 쉽게 채워질 수 없는 커다란 공허감을 안아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돈이나 명예로도 채울 수 없다.

진정 원하는 것을 갖게 된 후, 결국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그것은 원하는 것을 못 갖는 것보다 더욱 최악일 수도 있다. 상상해 보라. 당신이 원해오던 것을 모두 갖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행복해 지지 않으면 어떻겠는가?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이것을 그 어떤 악몽보다도 더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것이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과적으로 행복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나는 오늘날 한국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맞지 않는 걸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갈수록 피상적으로 겉으로 보기에 그럴싸한 것들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적, 외모 등에서 아이들은 실패로 자신을 평가한다. 여자들은 성형의 칼날과 끊임없는 다이어트에 고통받지만 남보다 예뻐진다면 더욱 사랑받을 거라고 믿는다. 삶의 성공을 지불 능력이나 직장과 직위의 순위로 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원하는 대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해주면 자살 없는 사회가 되는 걸까? 그렇다면 이 글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나는 우울증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걷잡을 수 없는 생각들을 했던 적이 있었다. ‘왜’ 그리고 ‘어떻게’란 질문조차 중요하지 않을 만큼 힘든 시기였다. 우울증은 암세포처럼 누구에게나 또 아무런 예고 없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중요하다. 무엇이 이러한 우리 인생의 암흑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 내 경험상,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데엔 돈이나 명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그 해답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이지 않는가? 이것으로도 행복해질 수 없다면 행복하기 위해 무언가를 쫓고 그걸 얻었다고 해서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나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진심으로 걱정된다. 그들은 부모의 목표에 떠밀려 살아왔고, 부의 축적을 가치로 여기는 사회 속에 적응하느라 현실의 작은 가치만을 발견하며 살아왔다. 나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그들의 영혼과 마음이 빈곤한 가치와 잘못된 사회적 가치로 채워질까 두렵다. 한국은 아시아의 역동적인 파워하우스가 되었다. 이는 대단한 개가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국민은 자신의 삶을 정확하고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인생에 있어서 어떤 성공이 성공인지,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에게는 어떤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만약 내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가르치고 있는지 그 예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난 이미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대답을 하나 준비해 뒀다. “아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물어온다면 주저 없이 답할 작정이다. “행복한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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