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포수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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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과 야생동물 8
1958년 초겨울 영국 런던에 있는 주택가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여러 집들의 응접실이나 안방에 있는 어항에서 고기들이 없어지거나 죽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영국사람들은 남미 아프리카등지에서 들여온 각종 관상어를 기르고 있었고 멀리 일본이나 동남아등에서도 진귀한 관상어들이 수입되어 사육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고기들이었으며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그 고기들을 보면서 우울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런데 밤사이에 그 고기들이 무참하게 죽거나 없어졌다.

한두집이 아니었으며 수백이나 되는 집들이 피해를 입었다. 고기들뿐만 아니라 새장의 새들도 없어지거나 죽었다. 응접실의 주단이 피에 물들었고 깃털이 뽑힌 새들과 고기들의 사체가 버려져 있었다.

더 큰 일도 있었다. 집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애완개들의 눈이 빠져 죽거나 병신이 되었다. 요크셔테리어 말터즈 핀셔등 값비싼 개들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못된 살육자들을 잡아야만 했다. 많은 시민들의 진정을 받은 런던시는 조사대를 편성하여 진상규명에 나섰다. 시의 가축담당 공무원 경찰서의 형사 동물원의 수의사 수렵협회의 사냥꾼등으로 편성된 조사대가 철저한 조사를 했다. 용의선상에 고양이종류의 짐승들이 떠올랐다. 주단위에 꽃무늬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피에 물들인 발자국들이 뚜렷했다.

어떤 발자국에는 예리한 발톱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발자국도 있었다. 발톱이 뻗치기도 하고 오므라지기도 하는 짐승이었으며 그건 고양이종류 짐승들의 특징이었다. 고양이가 다른 짐승을 살육할 때는 평소에는 오므리고 있던 발톱이 뻗쳐나와 무서운 무기가 되는 법이었다.

범인은 예사 고양이가 아니었다. 그놈은 한밤중 사람들이 사는 집을 소리없이 돌아다니면서 고기와 새를 잡아 먹었고 개들까지 해쳤다. 희생된 개들중에는 혈통이 사냥개인 사나운 개들도 있었고 몸무게가 5㎏이나 되는 큰 개도 있었다.

조사관들은 우선 범인을 야생의 살쾡이나 반쯤 야생화된 떠돌이 고양이라고 생각했다. 런던시 주변에는 야산이나 산림들이 있었기 때문에 살쾡이들이 살고있는 것 같았다.

조사관들은 야간에 잠복을 했는데 이틀만에 어느 집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어둠속에 파란 눈빛이 보였다. 검은그림자는 지붕을 타고 런던의 뒷골목으로 내려갔다. 조사반은 계속 추적을 했다.

뒷골목에는 가로등이 있었는데 검은그림자는 거기서 정체를 드러냈다. 역시 고양이종류의 짐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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