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보다 나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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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5일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공식 슬로건을 내걸고 취임한다.

박 당선인은 이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떠나야 했던 청와대에 34년 만에 입성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새 정부의 탄생과 함께 할 신명나는 축제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박 당선인이 국민 절반의 마음도 얻지 못할 정도로 지지율이 추락,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설 명절 직전인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박 당선인의 대통령 선거 당시 득표율 51.6%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박 당선인이 철통 보안 속에 추진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과 활동,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등에서 보여준 ‘불통 스타일’과 ‘인사 잡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들사이에서는 박 당선인이 아버지의 빛과 그림자 가운데 현재의 시대정신에는 어울리지 않는 점까지 빼닮는 게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일방적인 지시 위주의 권위주의, 비밀주의 등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철권 통치라는 ‘나홀로 정치’가 부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30여 년전과는 다른 시대에 사는 만큼 투명한 공개 절차와 정보의 공유, 상호 협력 행보가 아쉬운 장면이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는 ‘박 당선인이 향후 5년간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71%는 잘할 것이라고 답해 기대감이 표시됐다.

이제 국민의 바람대로 국정을 잘 운영하고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것은 오로지 박 당선인의 몫이 됐다.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국민통합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화해와 대탕평의 100% 대한민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던 초심과 수많은 약속들을 실천에 옮기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아버지보다 관용과 포용력이 더 큰 박 당선인의 통합의 리더십을 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제주에서도 현 정부에서 ‘불통’이 됐던 4·3사건 치유,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갈등 해결 문제를 박근혜 정부에서 ‘소통’으로 풀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약속한 4·3 추모기념일 지정 등 4·3의 완전한 해결, 해군기지 반대 시위자 등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제주도 등의 특별사면 건의 수용 여부에 도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덧붙여 아버지의 각별한 제주사랑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주 청사진을 내놓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기다려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도로로 이름 붙여진 한라산 횡단도로 개설, 어승생 수원지 개발, 감귤산업 육성과 제주도관광종합개발계획 입안 등 길의 혁명, 물의 혁명,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박 당선인은 제주 신공항 건설 또는 인프라 확충, 크루즈 관광허브 육성, 청정 농축수산물 집중 육성 등 제주를 세계의 보석으로 빛나게 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는 도민들에게 5년 후 ‘박근혜 향수’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는 박 당선인의 의지에 달렸다.

<김재범 사회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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