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과 한·일 관계
3·1절과 한·일 관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오늘은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가장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던 3·1절 94주년을 맞는 날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주권침탈에 거족적으로 자주독립운동의 깃발을 올린 1919년 3·1운동 이후 100년 가까운 역사가 흘러가는 이 시점에도 한·일관계는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그림자가 선명하다. 이 모든 것이 일본이 식민지 지배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없고 오히려 독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영토주권을 침탈하는 행위들이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중한 국면에서 막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이 향후 5년간의 한·일관계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3·1절은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어 최근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고위관료를 파견, 한·일관계가 급속히 경색된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일본 측에 보낸 메시지들을 보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지향하면서도 그 전제조건으로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직시를 일본정부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의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는 양국의 미래발전을 위한 어떤 논의나 협의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독도 및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진정성 있는 자세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해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역사문제 등 현안들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이웃나라인 한·일간의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더 이상 덧나지 않고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을 보면 첫 3·1절 기념사는 5년전 실용적인 한·일관계의 형성을 강조했던 이 전 대통령의 기념사에 비해 대일 메시지는 보다는 한 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전 정부에서 경색됐던 양국간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만큼 독도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통한 대일메시지의 강도와는 관계 없이 3·1절을 계기로 우리 국민의 대일본 감정은 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직능경제인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 소속 약 600만명 자영업자 단체들이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대항해 3·1절을 맞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다.

‘마일드 세븐’과 ‘아사히 맥주’ 등 일본제품을 팔지도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고 각 영업장에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스티커’를 부착해 고객에게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며 일본 역시 이에 맞서 한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일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것은 언제나 역사인식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제의 강점기 피해자인 우리가 가해자인 일본을 용서하고 화해하자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올바른 인식만이 한·일 양국의 협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적 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의 역사학자들이 미래세대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해 공동역사교과서 집필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강영진 정치부국장대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