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와 도민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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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가 선정한 ‘2002년 제주 10대 뉴스’를 접하고, 불현듯 그것들은 제주도민이 감지하는 희로애락(喜怒哀樂)과 어떤 관련이 있는 사건이었는지 궁금해졌다. 10대 뉴스를 근거로 하여, 사건의 내용을 인간사(人間事)인 희로애락과 연관지어 평가해 보자.

먼저 10대 뉴스 중 첫 번째는 ‘노무현 16대 대통령 당선’ 소식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제주도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 결과, 가난한 농부의 아들은 21세기를 향해 비상(飛翔)하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제주도민들이 56%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마감했던 매우 의미 있는 ‘희(喜)’자 사건이었다.

10대 뉴스 중 두 번째로 크게 클로즈업된 뉴스는 ‘한.일 월드컵 제주 개최’였다. 대한민국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는 비록 제주에 할당된 경기수가 3경기에 불과했지만, 제주도를 전 세계에 알리며 전 도민의 뜨거운 감동을 자아냈던, 그야말로 모두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희(喜)’자 사건이 되었다.

세 번째 ‘희(喜)’자 소식은 ‘전국체전 성공적 개최’ 뉴스이다. 제83회 전국체전은 제주도에서는 두 번째로 전국을 대상으로 한 종합 스포츠 행사였다. 이를 통해 제주도는 대형 스포츠 행사 개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도민들은 화합하고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또한 모든 도민의 기억에 기쁨으로 등재되는 ‘희(喜)’자 사건으로 남았다.

10대 뉴스 중 ‘노(怒)’에 해당하는 뉴스는 2건일 것 같다. 하나는 ‘전.현직 지사 법정 공방, 우 지사 성희롱 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화순항 해군부두 계획’이다.

6.13 지방선거에 이어 고소.고발 사건으로 비화된 이 ‘노(怒)’자 사건은 결국 전.현직 도지사가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었고, 더욱이 우 지사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서는 공직자로서 자격마저 의심케 하는 상황을 낳았다. 어찌, 제주도민들의 노여움(怒)이 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화순항 해군부두 계획도 과거의 군부 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상황에서 해군측이 계획한 대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도민들에게서 수렴된 의견조차 무시하고 강압적인 자세로 추진하려던 당초 계획은 결국 해양수산부가 건설 유보안을 채택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도민들이 크게 노할 수밖에 없었던 ‘노(怒)’자 사건임이 분명했다.

10대 뉴스 중 ‘애(哀)’자 관련 뉴스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그것은 ‘태풍 루사 제주 강타’ 뉴스와 ‘감귤값 폭락과 마늘 파동’ 뉴스일 것이다. 사상 최대의 피해를 가져왔던 태풍 루사는 제주도민들의 숨통을 죄는 듯한 기세로 다가와 크나큰 시련과 슬픔(哀)을 안겨주었다. 또한, 농가에서 애지중지하는 감귤과 마늘도 가격 폭락과 중국산 수입 마늘 문제가 불거지면서, 농민들의 노여움(怒)과 슬픔(哀)을 자아냈다.

끝으로 ‘낙(樂)’자와 관련되는 뉴스를 보자. 다소 모호한 성격의 것까지 포함하여 ‘지방선거와 민선 3기 출범’, ‘제주 4.3 희생자 첫 인정’ 그리고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 및 내국인면세점 개점’을 들 수 있다.

지방자치가 거의 확실한 형태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즐거움(樂)을 느낄 수 있었고, 국제자유도시의 출범과 내국인면세점의 본격적인 개점은 앞으로 제주도의 발전을 기약하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즐거움(樂)도 한층 부풀어올랐다.

그리고 제주 4.3사건이 발생한 지 54년 만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희생자를 인정했다는 사실도 노여움(怒)과 슬픔(哀)의 장벽을 넘어, 도민 모두 좋아해야(樂) 할 뉴스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2003년도 계미(癸未)년에는 과연 어떤 뉴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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