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끄러운 국제자유도시의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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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의 정전사태는 말로만 국제자유도시를 내세워 온 제주도의 자화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적나라하게 일깨워준 사고였다.

국제자유도시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전력의 안정적 공급체계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홍콩이니 싱가포르 하는 꿈을 꾸고 있는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약 2시간 30여 분의 정전으로 인해 제주도민 생활뿐만 아니라 도시기능이 순식간에 마비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내 25만여 가구에 전기가 끊긴 것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갇히고 대형매장에서는 전자결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공항에서는 수하물 처리가 늦어지고 신호등 마비로 교통 혼잡이 일어나는 등 도 전체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주말이고 한낮에 발생한 사고이기에 망정이지 금융기관과 관공서가 근무하는 평일이었거나 저녁시간에 일어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문제는 정전사태가 해저송전케이블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지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또 정확한 원인도 몰라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1997년 해저송전케이블 시험가동 과정에서도 도 전역이 정전됐었고, 1999년 3월, 2000년 10월, 2004년 6월, 2005년 5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그 원인이 해저송전케이블 이상으로 발표돼왔다. 결국 도내 전력수요의 50%를 해저송전케이블로 공급받는 한 이 같은 정전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대책으로 해저송전케이블을 추가로 건설해 전력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해저송전케이블을 증설하는 대책은 송전케이블에서 빚어지는 사고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에나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송전선로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는 다른 지방과는 여건이 다르다.

전력시장의 공급가격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독자적인 자체 에너지 공급능력을 갖추는 일이야말로 더 없이 시급한 과제다.

정부와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의 에너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장 ·단기 전력수급계획을 이번 기회에 명확히 제시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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