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50회 ‘신문의 날’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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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대사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1896년 4월 7일)에 맞춰 제정한 ‘신문의 날’이 쉰 돌을 맞았다. 신문이 자체 기념일을 가진 지 어느 덧 반세기가 지났다.

그러나 오늘 그 날을 맞은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기에 앞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의 무거움을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문주간의 표어로 ‘언론도약의 반세기, 독자와 함께 미래로’를 선정한 뜻은 이 같은 오늘의 신문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언론의 자유가 현저하게 신장된 것이 사실이고 정치 사회적인 기능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문의 사회적 공기능으로서의 역할이 미진한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의 원인을 우리는 지난 세월 알게 모르게 이런 저런 권세에 순치된 신문체질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권세에 야합하고 타협과 예속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음을 독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둘째로 신문들의 난립, 특히 지방신문들의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향상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신문의 존재 가치라 할 공동체적 삶에 대한 책임감을 상실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십 수 년 사이 제주지역 신문들이 증면을 통한 정보의 양을 늘리고 많은 신문들이 창간됐지만 이들의 대체적 경향은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심층적인 정보보다는 흥미를 돋워주는 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로 인하여 독자들은 신문을 통하여 지혜와 감동과 용기를 얻기보다는 흥미와 오락을 찾으며 신문을 의심하고 신문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신문의 일탈현상을 방지하고 신문의 내일을 가기위한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독자와 함께 미래로’ 가는 체질개선이 있어야 한다.

권세의 주변존재가 아닌 권세의 견제자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고 독자에게 지혜와 감동과 용기를 주는 신문으로서의 복권이 있어야 한다.

제주지방언론의 전통인 도민의 자존심과 민주주의에 대한 꿈과 열정을 되찾는 것이 이의 첩경이 될 것이다.

도민이 있는 한 그 일을 해야 한다. 신문의 날에 하는 우리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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