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오라야구장 그 함성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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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문. 제주특별자치도야구연합회장
드디어 프로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지난해보다 일주일정도 빠른 3월 30일부터 시즌에 돌입해 팀당 128경기, 팀 간 16차전씩 총 576경기를 치르게 된다. 8개 구단 체제로 진행됐던 2012시즌과 비교해보면 팀당 경기수는 133경기에서 ‘5경기’가 줄었다. 총 경기수는 지난 시즌 532경기에 비교해 44경기가 늘어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를 치를 여건을 갖춘 야구장은 대략 14곳 정도다. 잠실, 사직, 문학, 대구, 무등, 한밭, 수원, 마산, 청주, 전주, 군산, 제주, 목동 등으로 프로야구 1군경기가 열리거나 열렸던 곳들이다.

오라구장이 더 귀에 익숙한 제주종합경기장 야구장은 1983년 전국체육대회를 대비해 신축한 공설운동장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제주도에 기부채납한 구장으로 좌우가 각각 100m, 중앙이 123m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야구장이다.

제주 오라구장에서는 이제까지 총 4차례에 걸쳐 12경기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열렸다. 1984년 해태가 삼성과 1경기, OB와 2경기 등 3경기를, 2005년 현대가 홈구장으로 삼성과의 3연전을, 2006년 삼성이 홈경기로 두산과의 2연전을, 2008년에는 우리 히어로즈가 홈팀으로 SK와 3경기, 두산과 1경기 등 4경기를 가졌다.

1984년 6월 17일 치러진 삼성과 해태와의 경기에 오라구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는 관중이 들어찼다. 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에 7664명의 관중이 들어온 것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첫 제주경기였고 야구장이 없던 제주에 오라구장이 건립됐으니 그 만큼 도민의 관심이 컸던 것이다. 이날 기록한 관중수는 제주오라구장의 최대 관중수로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 경기에 앞서 최재영 제주도지사의 시구 순간도 눈에 선하다. 시구 후 14시03분에 김광철(전KBO심판위원장) 주심의 플레이볼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돼 16시08분까지 2시간 5분 동안 오라구장은 삼성과 해태 팬들의 응원소리로 오라원두의 지축을 흔들어 놓았다.

오라구장의 첫 안타는 삼성라이온즈의 4번 이만수 선수가 지명타자로 나와 1회 2사후에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로 기록했다. 오라구장 첫 타점은 해태의 김봉연 선수가 1회에 기록했다. 역시 지명타자로 나선 김봉연 선수는 우익선상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볼넷으로 1루에 출루해 있던 장진범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해태는 2대 1로 뒤지고 있던 7회말 공격에서 송일섭, 조충렬, 김일환 선수의 3안타가 집중되며 2점을 빼내 역전승을 거두며 오라구장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승리를 지키기 위해 7회말에 마운드에 등판한 성낙수(현 제주고 감독)투수는 2점을 내주며 오라구장 첫 패전의 멍에까지 안았다. 이날 성낙수 선수는 이미 제주와의 인연을 예견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

오라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은 9월 22일 OB와 해태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6회까지 7대 5로 뒤지던 OB는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1번 윤동균 선수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솔로 홈런을 치며 오라구장에서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를 그렸다.

오라구장을 찾은 관중수는 1984년 3경기에 1만4533명, 2005년 3경기에 2만2094명, 2006년 2경기에는 7859명, 2008년 4경기에 6989명 등 총 12경기에 5만1475명의 관중이 입장해 경기당 평균 4290명을 기록하며 타 지역보다 많은 관중수를 보여줬다. 특히 2005년 삼성·현대의 3경기에는 경기당 평균 7365명이 야구장을 찾아, 현대 홈구장을 제주로 옮기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제 제주 오라구장은 금년부터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2014년 전국체전 전까지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공사 진행에 앞서 좀 더 선진화되고, 아늑하며, 팬심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시설로 거듭나 제주에서도 정규경기가 연속성 있게 열리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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