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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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현. 前 제주수필문학회장 / 수필가
“대통령께 대하여 받들어 총!” 구령과 동시에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거수경례로 답례하는 당당하고 경건한 모습이 장엄하다.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상징성과 부녀대통령이라는 특별함이 국민의 감정을 고조시켰을지도 모른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통령 박근혜.” ‘취임선서문’은 여느 대통령 선서문보다 신선하게 마음을 울렸다. 확신에 찬 어조가 국민에게 믿음과 행복한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북한은 하루빨리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발전의 길로 나오기 바란다”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과 함께 경제 부흥·국민 행복·문화 융성을 통해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 역사적인 현장에 참석한 7만여 명 중 한 사람으로 첫 여성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장애를 극복했거나 입지전적인 인물, 인터넷 신청자 중 추첨된 사람, 외국귀빈 재외동포 각 시·도 지역인사 및 각종 단체의 장이나 임원, 기타 등이다.

“당신은 어떤 케이스로 참석했느냐. 여비는 나왔더냐?”는 지인들의 호기심과 부러움이 함축한 질문의 요지다. ‘재독대한간호사회장 재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장 등 재외 교포도 자비로 참석했다’는데 제주지역이라고 어찌 예외일 수 있겠느냐며 내 호주머니에서 충당했음을 강조(?)했지만 그들의 의문이 희석되었는지 모르겠다.

초청 경위는 알 수 없다. 당원이거나 인터넷 추첨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역인사의 반열에 끼거나 단체의 장도 아니다. 지사 취임식에도 초청장을 받아보지 못한 백성이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젊은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터에 나아가 국위를 선양했고, 공과금을 체납하거나 투기목적으로 주민등록을 불법 전·출입하여 사려 깊지 못한 일이 없는 점, 앞으로 4~5년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에 달해 생전에 대통령 취임식 참석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필자의 입장을 고려한 배려가 아니었는가?”하고 유추해 볼 따름이다. 일상사는 그렇게 의문으로 남은 채 흘러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다.

취임식장 날씨는 쾌청했다. 그러나 한강변의 기온은 차가웠다. 입구에서 신분확인, 보안 검색을 받는 시간이 길었지만, 노약자에게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일 뿐, 불만의 소리는 어느 곳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단상과의 거리는 멀었고 얼굴 윤곽도 희미했다. 간혹 스크린에 비칠 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식장의 분위기와 옆 좌석에 앉은 참석자의 행복한 표정, 뜨거운 눈물을 목격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었다. 여느 취임식장도 생동감이 넘친다. 대통령 취임식장은 더욱 그랬다. 그날 참석한 초청자나 취임식 장면을 지켜보는 온 국민은 초심을 지키는 대통령, 뒷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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