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스치는 섬땅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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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화백 서울이어 광주서 개인전, 다음달 제주서도
4·3의 한이 서린 칼바람의 비판정신에서 자연에 동화된 미풍의 어우러짐으로, 아우라에 변화가 읽히는 강요배 화백(54)의 전시 행보가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강 화백의 ‘땅에 스민 시간’전이 40점에 달하는 근작을 내걸고 지난달 말부터 지난 4일까지 서울 학고재에서 열린데 이어 오는 25일까지 광주 남봉갤러리에서 마련되고 있다. 또 5월 3~16일에는 제주시 노형동에 새로 문을 여는 ‘아트스페이스’의 개관 초대전에서 선보인다.

작품들은 부드러운 붓질로 제주의 꽃과 나무, 새와 별, 땅과 하늘을 따스하게 그려냈다. 흙내음과 풀내음이 진동한다. 그런데 1980년대 말부터 선보였던 제주민중항쟁사의 서사적인 연작을 떠올리면 화면의 감성과 교감이 크게 달라졌다. 변화가 역력하다.

1994년 전시회 당시 “맵찼던 칼바람이 팽나무의 살점을 도려낸다”던 그는 2003년엔 “바람과 나무는 서로를 멸하지 않고 서로를 만든다”고 했다. 이제 바람은 잔잔하게 누그러졌다. 일련의 변주 과정에서 색조도 무거운 암갈색이나 회색 톤에서 밝은 미색이나 연분홍으로 따뜻해졌고 붓맛도 두텁고 거친 질감보다 일정한 리듬을 타면서 유연해졌다.

또 전통 수묵화의 맛과 아취를 뿜어내는 가운데 조선화가 조희룡의 작품의 아련한 정취를 차용한 작품이나 몽환적 분위기에서 일정한 형상을 떠올리는 추상화에 가까운 작품들의 기법도 새롭다. 2000년 한림읍 귀덕리에 작업실을 지은 후 6년 동안 작업해 온 결실이다.

“삶의 풍파에 시달린 자의 마음을 푸는 길은 오직 자연에 다가가는 것뿐이다. 부드럽게 어루만지거나 격렬하게 후려치면서, 자연은 자신의 리듬에 우리를 공명시킨다. 바닷바람이 스치는 섬땅의 자연은 그리하여 내 마음의 풍경이 되어간다”는 작가의 말이 변화의 해답이다.

이를 두고 명지대 이태호 교수는 강요배의 ‘핑크시대’를 예견하고 있다.

한편 강 화백의 이번 전시에는 부국문화재단(회장 남상규 여미지식물원 사장)이 도록 발간을 지원하는 등 후원에 나서고 있다. 문의 (796)4933, (062)232-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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