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天符經과 민족문화
(2)天符經과 민족문화
  • 제주일보
  • 승인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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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총장
연례적으로 나서는 미국순회 강연길에서 동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이 많다. 자녀들이 정체성을 찾아줄 민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한다. 더욱이 학교에서는 왜곡된 한국의 역사를 배운다는 것이다.

미국 초중등 교과서에는 ‘한국은 전통문화가 없고, 중국문화와 일본문화의 아류’라고 되어 있어, 그 교과서로 배우는 자녀들이 뿌리에 대한 자긍심 을 잃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걱정을 지켜만 볼 수 없어서,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시의 사막 한가운데에 장승과 솟대를 세우고, 한국민속촌을 만들기 위해 첫 삽을 뗀지 벌써 4년이 지났다. 한국민속촌이 세워지면, 민속촌을 방문하는 동포자녀들은 한국의 정신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 청년들로 시범단을 구성하여, 미국대학가에서 한국의 전통무예인 단무도와 풍물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생활 속에서 호흡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것이다.

왜 우리는 전통문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가? 우리는 한국문화 속에 전래되어 자리잡은 불교문화와 유교문화, 유형문화 만을 외국에 홍보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중국문화와 일본문화의 아류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전통문화의 핵심은 정신문화다. 한국의 정신문화는 불교와 유교가 전래되기 전, 천지인사상과 홍익정신이 유래한 ‘천부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예로부터 경전이 있는 민족은 문화민족이고, 경전이 없는 민족은 미개 민족이라 했다. 경전이 있다는 것은 민족이 우주관, 세계관, 인간관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 천부경을 보았을 때의 감동과 놀라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깨달음의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체험한 모든 것이 천부경 81자속에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었고, 천부경 그 자체가 우리 선조의 깨달음의 깊이와 넓이를 말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81자의 짧은 글 안에 우주의 생성, 진화, 완성의 원리, 대립과 경쟁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는 조화와 상생의 철학을 담고 있는 천부경은 원래 한국의 고대문자인 녹도문자로 기록되어 고대로부터 전승된 것인데, 신라의 대학자인 최치원 선생이 한문으로 번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천부경은 ‘모든 것은 하나에서 시작되어 하나로 돌아가되 그 하나는 시작도 끝도 없으며, 사람 안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들어있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러한 천부경의 정신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생활철학으로 구체화된 것이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이다.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은 단군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민족의 사상이 집약된 정신이며, 큰 깨달음 속에서 나온 위대한 사상인 것이다.

한국을 안다는 것은 천부경을 아는 것이다.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는 천부경에서 나온다. 이제 천부경을 알리는 문화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여기에서 정체성에 대한 자각과 민족의 통일과 평화, 그리고 인류를 향한 조화와 상생의 기운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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