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백호기’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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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에서 등장하는 하얀 호랑이 백호는 하늘의 서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하늘의 사신(四神)이다. 중국의 천자가 행차할 때 백호를 그려놓은 기를 앞세웠다. 위엄을 상징하는 한편, 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조선시대 임금도 이를 모방했다. 왼편엔 청룡기를, 오른편엔 백호기를 각각 내세워 거둥했다. 백성들도 백호를 높이 받들었다. 매우 상서로운 동물로 생각해 백호 출현을 고대했다.

▲제주일보의 백호기쟁탈 축구대회가 올해로 36회째를 맞았다.

창설당시 대회명을 백호기로 한 것은 백호가 상징하는 상서로운 기운을 청소년 축구에 불어 넣기 위함이었다.

또한 찌든 가난으로 도민 축제를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시절, 백호 출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신나는 잔치 한 마당을 벌려보자는 뜻도 있었다.

그러한 기대감은 이제 현실이 됐다. 백호기를 통해 수많은 축구 인재가 배출됐다. 더불어 이 대회는 단일 종목 대회로선 전국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도민 축제로 성장했다.

▲백호기는 상당수 도민에게 작은 추억을 선물한 것 같다. 고교에 갓 입학 후 응원연습으로 일체감을 느꼈고, 운동장에서 목이 쉬어라 응원을 하면서 모교의 자긍심을 가졌다고 술회하는 도민이 많다.

응원 열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만 갔다. 카드섹션은 현란하면서 보다 정교해졌다. 응원전은 이젠 제주 고교의 전통이고, 하나의 문화상품이 됐다.

지난해 있었던 일이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백호기 응원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아니 이럴 수가…”라는 댓글을 달며 놀라워했다. 이에 모 방송사는 긴급히 백호기 응원열기를 전국에 방영해 네티즌들의 관심에 보답했다.

▲제주종합경기장은 지금 백호기 열기로 가득하다. 결승전이 벌어질 내일은 도민 축제장이 될 것이다. 관중들은 청소년들이 전하는 뜨거운 감동을 만끽하고, 청소년들은 자신들에게 보내는 도민 성원에 힘을 낼 것이다. 상대편 선수들과 응원단에 박수를 보내고, 예의를 지키고, 그러면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청소년들의 아름다움에 가슴이 벅찰 것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도 그 감동에 젖어보기를 권한다. 운동장을 가득 메울 ‘페어 플레이’정신을 보고 배우기 바란다. 그러면 이번 선거는 분명 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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