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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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가정이 급속히 해체돼 가고 있다.

이혼과 고령화는 세계 최고이고 출산율은 최저다.

이 와중에 노인 문제와 소년 소녀가장 문제처럼 사회복지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부분이 커지고 있다.

5월이다.

먹고 사는데 쪼들렸던 그 시절에는 1년, 열두 달, 365일이 모두 가족과 함께 하는 가정의 날이 었다.

비록 풍성하지 않는 생활이었지만 우리 가족들은 넉넉한 내일을 함께 설계했다.

가족은 그 어떤 이데올로기보다 더 강하고 끈끈한 결사(結社)였다.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이 모두 모여 앉아 오순도순 식사하는 식구(食口), 그것이 가족들의 모습이었다.

비록 어려웠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했다. 그리고 항상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약속했다.

생활 형편이 나아지며 우리 가정의 꿈은 이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사랑과 단란(團欒)은 오히려 멀어져 갔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파편화된 가정에서 대화마저 단절된 가족들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은 매스미디어 시대이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세계가 모두 친구들이다.

이런 정보통신의 시대가 됐지만, 정작 가족들은 서로 대화가 단절되는 소통(疏通) 불능의 시대가 되고 있음은 역설적이다.

한 집에 사는 가족들끼리 일주일에 한 번 얼굴을 마주치기가 쉽지 않은 가정이 많다.

왜 이렇게 우리 가정이 피폐해졌는가.

삶이 ‘살기가 어려워’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됐다면 할 말이 없다.

정말 그렇다면 이런 피폐는 감수해야 할 고통인지 모른다.

그러나 화목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말한다.

가족에 대한 관심부족과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태만이 문제라는 것이다. 바쁘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렇다는 말은 핑계라는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충고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세월이 흐름을 모르는 사이에 벌써 흰 머리가 히뜩 히뜩 해지듯 5월의 푸름도 이제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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