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제주개발센터의 위상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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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센터가 출발한지도 15일로 4년이 넘어간다. 제주개발센터 처음 출발할 때 나를 포함한 우리는 이 기관에 대해 많은 요구를 했다. 요구 중에는 본부가 제주도에 있든지 운영을 제주도지사가 직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든지 하라는 것도 있었다.

오늘날 제주개발센터 모습은 어떠한가. 본부는 제주도로 이관되었고, 제주개발센터 기본계획은 제주도지사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주특별자치도법에는 제주도공무원 중 한사람을 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앙부처의 소속이면서도 지방정부의 관여를 이정도 인정한 것은 중앙집권적 나라인 우리나라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개발센터 앞날은 그렇게 순탄만 하지 않다. 왜냐하면, 제주개발센터 출발한 것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특별법이다. 소속은 건설교통부이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법률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특별법이 통합되면서 제주개발센터의 소속은 불분명하게 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법률은 형식적 소관은 국무총리실이면서 실제로 운영은 행정자치부가 하는 형태이다. 때문에 현재의 약속대로 건설교통부가 제주개발센터를 계속 소속기관으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 불안하다. 만약에 건설교통부가 손을 놓아 버리면 제주개발센터는 실제적으로는 제주도소속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최악이 될지 모른다. 제주개발센터의 진면목을 이해하면 더욱 그렇다.

첫째, 제주개발센터는 이번에 제주도로 이관하는 제주도지방해양청, 제주도지방국도관리청과 같은 특별지방행정기관과는 전혀 다르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제주도에서 하는 일과 중복이 되기 때문에 통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개발센터는 행정기관이 아니다. 제주개발센터는 제주도 개발에 제주도가 재정상, 기술상 할 수 없는 돈 많이 드는 사업을 하기 위하여 건설된 기업성 공공조직인 것이다. 따라서 제주개발센터를 제주도로 흡수하는 것은 제주도가 현재 선도기업을 제주도의 돈과 기술로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제주도가 절대 손해다.

둘째, 제주개발센터는 무자본 회사다. 다른 공기업과 같이 돈이 나올 수 있는 재산을 갖고 있지 못한 기관인 것이다. 제주개발센터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라면 유일하게 면세점 운영권이다. 그래서 제주개발센터의 예산 중 많은 부분은 은행에서 차입하여 쓰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가 보증해 주기 때문에 좋은 조건에서 돈을 차입할 수 있다. 차입하여 쓴 돈은 나중에 사업을 해서 벌어서 갚으라는 것이다. 공기업이 벌면 얼마나 벌겠는가. 많은 부분의 차입은 결국 중앙정부가 변재를 해 주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주개발센터는 중앙정부의 딴 주머니 돈으로 제주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제주개발센터가 제주도로 소속이 변경된다면 중앙정부의 딴 주머니는 사라져 버리게 된다. 제주도가 절대 손해다.

기분으로 보면 제주개발센터를 제주도로 이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이렇게 대강 계산해 보아도 절대 손해라는 대차대조표가 나온다. 따라서 제주개발센터는 당분간은 지역개발에 관한 경험이 가장 많고 예산이 많은 건설교통부 소속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제주개발센터는 현재의 선도프로젝트를 성실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성공한 경험을 득한 후에 제주개발센터는 공사로 힘차게 출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제주개발센터는 중앙기관이라는 생각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항상 제주도를 가슴에 안고 눈은 세계를 보면서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는데 향도적 역할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창립 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양영철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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