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지사, 시장, 군수가 떠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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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의 말에 믿음이 있을 때에만 책임정치도 가능하다.

한 번 공언한 것은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지키려하고, 그렇지 못하면 깨끗이 책임지는 성실함이 그런 정치의 기본이다.

그러나 바람에 날리듯 가벼운 우리 제주도 지도자들의 언행은 이런 기대를 접게 한다.

도민들에게 하는 말은 하룻밤에 자고나면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하고 ‘오락가락’ 갈지(之)자 탈당 ·입당, 줄서기를 밥 먹듯 한다.

이렇게 하여, 지금 제주도와 시 ·군 모두 단체장이 공석이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이 개탄을 하고 공직기강 해이 등 갖가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허망한 정치현실을 실감한다.

정치의 금도(襟度)를 되뇌고 싶지도 않다.

선거철마다 양지를 찾는 철새들을 수 없이 봐왔고, 아무리 정치의 이치와 명분을 얘기해도 당장의 실리와 보신에 눈이 먼 그들에겐 그저 ‘쇠귀에 경 읽는’ 격임을 알기 때문이다.

시중엔 도지사가 하니 시장이 하고, 시장이 하니 군수라고 아니할 수 있느냐고 한다.

‘꼴뚜기가 뛰니 무슨 빗자루도 뛴다’고 선거판이 희극화 되고 있다.

우리는 도지사, 시장, 군수가 “사과 합니다” 한 마디로 천연덕스럽게 낯빛을 바꾸는 것에 놀랐고 그들이 한 때 도민의 대표라는 데 비애를 느낀다.

우리는 그들이 ‘올 봄’에 무엇을 했는지 잘 안다. 한 때는 이런 말을 하다가 이제는 저런 말을 하는 그 변신들이 정말 경이로울 지경이다.

새삼 입에 올리기도 거북하다.

아무리 변화무쌍한 정치판이라도 형편이 달라졌다고 해서 과거 자신의 한 행동과 말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 해서 권력을 잡은 들 그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그동안 또렷이 보아왔지 않은가.

5 ·31 지방선거는 오늘부터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앞으로 남은 13일 사이에 또 얼마나 많은 변신과 식언이 나올지 모른다. 선거를 치르기 전에도 이런 판국인데 선거 후에 어떻게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

도지사 시장 군수가 떠난 자리에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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