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와 함께 하는 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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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유나이티드의 돌풍이 거세다.

올 시즌 K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중간 성적표뿐 아니라 흥행몰이까지 예사롭지가 않다.

제주유나이티드는 2010년 정규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계속 중상위권을 유지하면서 고른 경기력을 보여 왔다. 문제는 텅 빈 관중석에 있었다.

제주유나이티드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을 때 축구단은 관중 수 미달로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지는 않나 노심초사해야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얼마 전까지 중앙의 일부 언론은 흥행 차원에서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도 지역적 특성과 한계로 규정해 회의적이었다.

그 분석의 잣대에는 우선 55만 명에 불과한 인구수가 올랐다. 또한 도민들이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길에서 2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주말마다 몰려있는 경조사 및 각종 행사도 한몫 했다.

2011년만 해도 제주유나이티드의 홈 경기 평균 관중 수는 4609명으로 16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지난해 K리그 클래식 관중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오히려 41.85%나 관중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흥행몰이는 계속되고 있다. 7차례 홈 경기를 치른 지금까지 평균 관중 수는 1만64명으로 1만 명 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는 2009년 홈 개막전 이후 최다인 1만8751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그렇다면 이 같은 변화는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우선 구단의 적극적인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들 수 있다.

지난해 홈 경기마다 ‘작전명 1982’를 가동해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데 이어 올해는 ‘Party 2013’이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경기 때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맛과 즐거움이 가득한 축제의 장소로 변신시키고 있다. 올해 출정식을 팬·도민과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행사로 치른 것도 구단과 선수들의 의지 표현이다.

물론 ‘안방불패’로 요약되는 선수들의 투지는 축구장의 생명이다. 국가대표가 1명도 없는 등 걸출한 스타가 눈에 띄지 않아 스타 마케팅에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홈 경기 때마다 깜짝 스타가 탄생해 경기장을 찾은 도민과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2년 연속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한 전국 최고의 녹색 경기장은 서귀포의 절경과 어울려 또 다른 낭만과 추억을 선사한다.

어쩌다 한 번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도민들은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축구전용경기장만의 마력에 빠지고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에 취해 다시금 서귀포로 향하는 것이다.

최근에 처음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는 한 지인은 “방송 중계나 제주종합경기장에서 봐왔던 축구경기가 아니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제주도 인구가 곧 60만 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제주의 매력과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다른 지방에서 살다가 제주에 온 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문화생활이다.

관광객은 아름다운 경치와 청정 먹거리만으로도 만족하지만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이들에게는 여가를 향유할 다양한 시설이 필요하다.

수학여행에 나선 제주 학생들이 짧은 일정 속에서 야구경기장을 찾듯 제주유나이티드는 K리그 최고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를 제주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제주유나이티드의 ‘팬 프랜들리 클럽상’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조만간 이어질 제주월드컵경기장의 함성과 열광을 미리 떠올려 본다.<홍성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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