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를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나이키’라고 한다. 나이키는 그녀의 이름처럼 승리를 위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Just do it(1988년)’과 ‘I can(1998년)’이란 슬로건을 앞세우며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출범과 성장과정을 보면, 한 사람이 세운 꿈과 야망, 그리고 맺어진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하며 그 사람의 운명과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보따리 행상과 좌판으로 출발한 나이키의 성장사는 성공적 벤처기업의 전형이다.
나이키를 공동 창업하게 될 두 사람, 오리건대학교 경영학도이자 육상선수인 필 나이트(Phil Knight)와 육상코치인 빌 바우어만(Bill Bowerman)은 1957년 캠퍼스에서 만나게 된다. 그 운명적 만남에서 서로의 역할분담, 나이트의 무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비즈니스 통찰력과 바우어만의 기록단축을 위한 혁신적 디자인을 훌륭히 수행하면서 나이키의 성장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나이트는 1962년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마치면서 연구한 사업모티브로 오늘날 나이키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학위취득 후 세계여행을 떠난 그는 일본에 들러 고품질 운동화 메이커인 ‘오니츠카 타이거(아식스 전신)’를 방문한다. 이때 자신을 즉흥적으로 작명한 ‘블루리본스포츠(Blue Ribbon Sports)’의 대리인으로 소개하면서 나이키의 전신인 BRS가 엉뚱하게도 탄생한다.
나이트는 1963년 수입한 타이거 슈즈 200켤레를 트럭에 싣고 다니며 팔기 시작했다. 이듬해 그는 바우어만과 BRS에 500달러씩을 출자하고 공동 경영한다. 첫해 1300켤레를 수입 판매한 결과, 매출액 8000달러에 이윤은 250달러에 불과했다.
바우어만은 1970년 주방에서 아내가 와플 굽는 것을 바라보다가 착안해서, 와플제조기에 액체고무를 부어 스파이크를 만드는 기술에 도전한다. 여기서 개발된 밑창은 운동화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꾸게 된다.
나이트의 학창시절 육상라이벌이었던, 첫 직원 제프 존슨은 1971년 승리의 여신 ‘니케’에 관한 꿈을 꾸고서 새 회사이름 ‘나이키(NIKE, Inc.)’를 생각해 낸다.
날렵한 부메랑이 날아가는 듯한 나이키의 심벌마크 ‘스워시(Swoosh)’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것은 1971년 포틀랜드주립대학 그래픽디자인학과 여학생인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35달러를 주고 디자인을 의뢰하여 만들어졌다.
‘니케’의 날개이자 승리의 상징인 ‘V’를 부드럽게 휘어 놓은 붉은 색의 심벌은 열정적인 스포츠 정신과 승리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1972년부터 ‘나이키’ 이름과 ‘스워시’ 로고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나이키의 경영모토는 고객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철저한 기술력과 첨단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객요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고품질 상품을 개발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나이키는 창업 당시부터 자체 공장 없이 해외 하청공장에 생산을 맡기는 대신 철저한 품질관리를 중시한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을 각국별 유통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통관리를 맡기는 ‘글로벌 아웃소싱 전략’인 지식경영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
마치 공원을 연상케 하는 나이키의 본사는 미국 서부에서 장미축제로 유명한 포틀랜드 인근 비버턴에 위치하고 있다. 잘 가꿔진 정원과 오솔길, 호수로 어우러진 ‘나이키 월드 캠퍼스’는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이 붙여진 17개의 흰색 빌딩들은 각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나이트는 어렸을 적 꿈과 야망을 끼워 온 미국 오리건주를 오늘날 세계 스포츠의 메카로 우뚝 서게 만들어 낸 것이다.<송병식 제주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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