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제주어와‘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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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8일에 국립국어원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제주어를 유네스코(UNESCO: 국제 연합 교육 과학 문화 기구)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를 위해서 언어학적·민속학적 제주어 조사를 5월부터 연말까지 1차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내년 7월에는 ‘제주민속의 변화와 보존’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제주에서 열기로 했다.

그동안 학계에서 제주어의 가치가 인정되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자료 조사와 수집, 연구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어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제주어의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세계유산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일람표에 등록한 문화재를 말하는데,‘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복합유산’ 등이 있다.

‘문화유산’은 역사적·과학적·예술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니는 건축물·고고유적과 심미적·민족학적·인류학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니는 문화지역 등이 포함된다.

특히 유네스코는 인류 구전유산 및 무형문화유산 중 보호 가치가 있는 것을 선정하여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56호와 제1호 ‘종묘제례(宗廟祭禮)와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중요 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가 이미 선정되었다.

그리고 옹기장(중요 무형문화재 제96호), 처용무(중요 무형문화재 제39호), 제주칠머리당굿(중요 무형문화재 제71호) 등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미 유네스코에 통보하였다.

여기에 제주어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온두라스, 과테말라, 니카라과, 벨리즈 등 중앙아메리카 대서양 연안 지역에 살고 있는 가리푸나족의 언어·무용·음악(The Garifuna Language, Dance and Music), 브라질 북부 아마존에 사는 와자피족의 구어·회화 표현(The Oral and Graphic Expressions of the Wajapi), 에콰도르와 페루 아마존에 사는 자파라족의 구전유산과 문화적 표현물(The Oral Heritage and Cultural Manifestations of the Zapara People) 등이 언어와 관련된 구전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었다.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정 기준은 문화적 가치 및 전통의 뿌리, 문화적 정체성, 문화 간 교류 촉진, 현대 사회에서의 사회적·문화적 역할, 기능 및 기술 응용의 탁월성, 독특한 문화적 전통, 그리고 소멸 위기 등을 고려한다.

이 시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제주어를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해왔는가!

체계적인 자료 조사와 수집, 정리를 해 왔는가!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여전히 ‘혼저 옵서 예’나 ‘ `저 옵서 예’를 쓰는 상황이라면 요원한 일이다. 이것부터‘ `저 옵서’로 바꾸어야 한다. 문화유산답게 제대로 활용하는 일부터 시작하자.<오창명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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