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유가 상승에도 제주 하늘길 요금은 내린다
<포럼>유가 상승에도 제주 하늘길 요금은 내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 3민항인 제주항공이 다음달 5일 첫 비행기를 띄우면서 국내에서도 저가(低價)항공 시대가 개막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해온 국내 항공시장은 3자 구도로 재편됐다. 여기에 제주와 청주를 오가는 한성항공에 이어 인천 등에서도 저렴한 요금을 받는 항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바야흐로 국내 항공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뀌면서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한성항공 등 신설 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사 요금의 70% 수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가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저가 운임 공세로 미국·유럽·아시아 시장을 강타한 가격파괴 바람이 국내 항공시장에도 불고 있다.

특히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제주기점 노선을 둘러싼 요금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돼 제주도민들의 발걸움이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해 8월 31일 한성항공 등장 이후 전초전을 치뤘던 항공사들은 6월 5일 제주항공의 제주∼김포 노선 취항을 계기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항공료 세일에 나서고 있다.

먼저 후발 주자인 제주항공이 요금 인하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 15일 제주∼김포 노선 요금을 주중 5만 1400원, 주말 5만 9100원, 성수기 6만 5000원으로 확정하고 항공권 예약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양 항공사의 요금과 비교할 때 30%정도 저렴하다.

그러자 곧바로 아시아나항공이 인터넷을 통해 6월 출발편을 예약할 경우 최대 30% 할인해주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해당편은 제주항공 운항시간대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는 편으로 주말에 30% 할인을 받으면 5만 9080원으로 제주항공의 주말요금보다 20원이 싸다.

이에 제주항공은 다시 ‘10% 추가 할인 카드’로 반격했다. 주중 요금 등을 결정한 다음날인 지난 16일 취항기념으로 6월 한달간 제주∼김포 노선 일부 시간대 주중요금을 10% 추가 할인해 편도기준 4만 6300원에 예약을 받는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도민들이 다음달 한달 제주항공을 이용할 경우 9만 2600원에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항공사의 추이를 지켜보던 대한항공도 지난 22일 인터넷 특별할인(5∼25%)을 공지하면서 가격할인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대한항공은 6월 특별 할인 대상을 대폭 확대, 제주기점 전 노선을 포함시켰으며 주중 20% 할인(5만 8720원) 적용 편수도 지난달에 비해 늘렸다.

이처럼 제주 하늘길을 놓고 항공사간 가격경쟁이 뜨거워지자 도민들은 이전보다 싼 요금으로 물나들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반기고 있다.

도내 관광 관련업계도 항공료가 10% 인하되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30만명 증가한다며 환영하고 있다.

사실 양 항공사는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이용, 항공료 인상을 연례행사처럼 휘둘러 왔다는 게 도민사회의 지적이다. 항상 수요가 넘쳤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고유가와 물가 인상 등을 이유로 틈만 나면 항공료를 번번이 올려왔다는 것이다. 뭍나들이를 주로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는 도민들로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양 항공사의 요금 인상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제주도가 25% 출자한 제주항공이 태동하면서 양 항공사는 요금을 전혀 올리지 않고 있어 도민들은 저가항공의 효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등 항공 요금 인상요인이 생겼는데도 요금을 올리기는 커녕 좀처럼 하지 않았던 할인까지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저가항공시대를 맞아 이제 도민들은 항공운임의 하락과 다양화, 제주기점 항공편 증대, 안전한 항공서비스 제공 등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항공사들이 가격이나 서비스면에 더욱 고객지향적이 될 수 있다면 항공사들의 양 날개를 신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