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나의 의견>이호해수욕장 부근 매립공사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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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제주도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이호해수욕장의 해빈과 더불어 주변의 해안절경이다. 천혜절경을 가진 제주도의 관문으로서의 첫 번째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손색이 없다.

그러나 주민들의 성원과 더불어 매립이 되면 여러 가지 개발로 인해 제주도가 더욱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명분아래 이호해수욕장 옆 방사제 우측편 약 88,000㎡(약 3만평)이 매립하기로 결정되었고, 공사가 이미 시작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매립후의 청사진에는 제주의 미래를 책임질 비젼이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과거 탑동 매립과 같이 매립 후에 땅만 팔아먹고 자연생태계만 파괴하는 비젼 없는 매립지로 남게 될까 심히 우려된다.

비록 현재 위치하고 있는 방사제로 인하여 이호해수욕장 우측편의 매립은 매립전후에 따른 이호해수욕장의 해빈변위에는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립공사 중에 발생되는 엄청난 양의 토사와 매립 중에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터파기 공사로 인한 소음과 진동, 그리고 수백대의 트럭 이동은 매립이후의 문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매립공사는 적어도 3년 이상은 소요될 것이다. 그동안 이호해수욕장과 주변바다는 푸르고 깨끗한 바다가 아니라 흙탕물에 뒤덮인 바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사장주변의 새로운 접근도로의 미확보로 인해 끊임없이 다니는 중장비와 트럭으로 인해 주변의 교통 혼잡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비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매립공사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나 어업피해조사는 주로 공사이후의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공사 중에 발생될 수 있는 교통 혼잡, 소음 및 진동 등에 대한 평가 및 대비책은 거의 전무해 보인다.

특히 현재 제시되고 있는 사후환경영향평가는 주로 해양생태계에 중점을 두고 있고, 단지 공사를 시행하면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 인자만을 조사하고 있다. 대규모 매립공사의 경우 매립이 진행되면서 이호해수욕장 일원의 해양생태계가 토사의 유입 등으로 인해 절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립기간 내내 소음·분진과 좁은 차선을 따라 공사장을 출입하는 끊임없는 대형 트럭의 출입으로 인해 도로의 정체는 필연적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대비책을 마련하는 식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의 형태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즉 인간의 병에 비유하자면 환자의 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검사만 하고 그것에 대한 치료대책이 없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미 매립공사에 대한 허가가 떨어져 공사는 곧 진행될 것이다.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이러한 대비책에 팔짱만을 낄 수 없다. 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매립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서해안 새만금 매립공사와 같이 공사의 진척이 느려지거나 심하면 철회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허가가 난 공사지만 이러한 문제로 공사가 무산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제주도의 첫 관문이자 천혜의 관광지로 손색이 없는 이호해수욕장주변이 매립공사로 인해 그 이미지를 완전히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우리도민들은 끝날 때까지 지켜볼 것이다.

<이병걸·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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