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칼럼>문화재 보존 국민신탁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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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월이면 ‘문화유산 국민신탁설립위원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창립된다. 난산 끝에 태어나는 것이다. 우리 문화유산을 국민신탁에 맡겨 보존, 활용해 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영국의 문화재 보존단체인 잉글리시 헤리티지와 내셔널 트러스트에 관심을 가져왔다.

우리는 이것들의 마땅한 번역어가 없어 영자 그대로 받아 써왔다. 어쨌든 이 단체들은 시민의 문화재 사랑을 자발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것을 새로 만들게 된 것이다.

필자는 지난 여름 영국에 가는 길이 있어 스톤헨지(Stonehenge)를 둘러봤다. 이것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고대의 대표적인 거석물을 들어 보라하면 대부분 스톤헨지를 떠올린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자동차를 빌려 영국 남서부 윌트셔(Wiltshire)의 솔즈베리로 몰았다. 스톤헨지는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주변도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녹색 평원 위에 회색돌이 강강술래를 하는 모습이었다. 스톤헨지는 영국 국유물이고 세계문화유산이다. 잉글리시 헤리티지가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

스톤헨지는 지난 1918년 이후 발굴 조사되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폐허화된 상태였다. 지금은 돌기둥 높이 4.4m짜리 30개 정도만이 남아있다. 지름 86.6m 정도 되는 원 속에 들어 있다. 돌 중 큰 돌은 25t이나 나간다고 한다. 스톤헨지는 4000년 전 사람들이 태양과 달을 숭배를 하며 만든 것이라 한다. 원 주변에는 스테이션 스톤과 무덤 흔적,그리고 80m 정도 떨어진 곳에 힐 스톤이란 것이 있다. 1979년에 발굴된 것이다. 이것이 한 세트가 되어 스톤헨지의 영역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지금 스톤헨지의 내용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의 보존 대책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스톤헨지는 지금 관광객 접근문제, 그리고 도로문제, 자동차 소음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찾은 날도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었다. 관광객은 돌무더기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려 하고 있었다. 물론 출입금지 표시 줄이 쳐 있었지만 예외인 사람은 여기도 없을 리 없었다.

이에 영국정부는 잉글리시 헤리티지와 내셔널 트러스트 그리고 영국도로공사, 즉 관민 3단체의 협조 아래 ‘스톤헨지 프로젝트’라는 보존작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10년이 걸리는 계획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스톤헨지 주변을 지나는 V자형의 두개의 도로를 폐쇄하는 것이 기본이다. 부근에 지하 터널을 뚫어 지상으로는 차가 통과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 한다. 진동과 매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주차장도 폐쇄해 이를 잔디로 덮고 3㎞ 떨어진 곳에 최첨단 방문객 센터를 만들어 그곳에 지하 주차장을 만들 것이라 한다. 방문객 센터는 스톤헨지 지원센터가 되는 것이다. 각종 전시, 교육시설 그리고 서점, 기념품 매장, 카페 등이 이곳에 들어간다. 물론 지원센터는 스톤헨지보다 드러나는 건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주객을 확실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원센터에서 스톤헨지까지는 랜드 트레인이라는 것을 설치, 관광객을 이동시킬 것이라 한다. 부러운 계획이었다. 우리는 좀 더 가까이 가까이 하는데….

현재 런던에 소재하고 있는 반관 반민 단체 잉글리시 헤리티지는 잉글랜드에 있는 문화재 350개소를 보존 관리하고 있다. 그들의 위상은 높다. 문화재 전문가와 기술자 그리고 기능인이 협조체제를 잘 갖추고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부기관, 문화재청 오직 하나뿐이다. 모두 다 여기 매달린다.

따라서 문화재 보존 국민신탁 제도가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물론 이것이 성공하려면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협조가 필수여야 할 것이다.<김정동 목원대 교수·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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