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唯我獨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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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중국의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신하들에게 주연을 베푼 자리에서 다음같이 말했다. “군주 된 자로서 제일 즐거운 일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말에 거역하는 자가 없다는 것이지….” 이 말을 듣고 있던 장님 악사 사광(師曠)은 갑자기 금(琴)을 집어 들더니 평공을 향해 내팽개쳤다. 평공은 깜짝 놀라 몸을 피했으나 금은 벽에 부딪치면서 그곳에 구멍을 냈다. “사광! 무슨 짓을 하는 겐가?” 평공이 고함을 치자 사광이 답했다. “방금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말을 지껄인 자가 있기에 금을 집어 던졌나이다.” “그 말을 한 사람은 바로 과인이었어.” 사광은 하늘을 우러러 말했다. “그런 말은 농담으로라도 할 말이 아닙니다. 더구나 만백성의 어른이 되신 분으로서 어찌 그런 말씀을…“ 평공은 심히 부끄러워하며 얼굴이 붉어졌다. 시종들이 벽에 난 흠집을 수리하려 하자 평공이 말했다. ”그냥 두어라. 그를 보면서 짐(朕)은 항상 마음을 살필지니…“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반대하고 비판하는 부하가 없으면 권력을 쥔 자는 쉽사리 유아독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리라.

그는 대학 재학당시 박정희 독재정권에 저항한 운동권 학생이었다. 그러나 붙잡혀가서 조사를 받다가 허리를 다치자 약사였던 부인이 유학을 권유한다. 그녀의 도움으로 옥스포트대학에서 박사를 따고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다 정계에 입문, 유능하고 훌륭한 도지사가 된다. 바로 경기도지사 손학규다. 3월 23일 도쿄에서 경기도가 주최한 일본 기업 CEO만찬장. 일본의 세계적 LCD관련 업체인 호야(HOYA)의 스즈키 사장은 “손 지사가 귀찮게 해서 경기도에 투자했다”고 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를 세 번 찾아간 끝에 6000만 달러를 끌어왔다. 그의 임기 3년 8개월 만인 4월 경기도가 외자유치 100건을 달성한다. 돈으로는 140억 달러, 일자리 3만개를 새로 만들었다. 간접 고용까지 합치면 일자리는 8만개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로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양상훈·조선일보 3.29)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경제를 비롯하여 의료보험, 문맹퇴치, 교육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룩하고 퇴임한 빌 클린턴은 1991년 1월15일 아침, 아칸소 주 마지막 주지사 취임선서를 하며 말했다. “우리는 함께 미래로 전진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모두 지금 우리가 이루어놓은 것 안에 갇혀버릴 것입니다.” 그는 교육, 보건, 도로, 환경에서 그가 지금까지 제안한 정책 가운데 가장 야심만만한 정책을 제시 했다. 그 후 그는 68일 동안 이 정책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의원들을 집무실로 부르고, 법안을 옹호하기 위해 위원회 청문회에 가고, 회의장이나 야간행사나 이른 아침 의사당 식당에서 의원들을 만나고, 회의장 바깥이나 휴게실까지 의원들을 쫓아다니고 밤늦게 전화를 하고, 반대하는 의원이나 그들과 연계된 로비스트들을 불러 타협안을 만들어냈다. 회기가 끝날 무렵 그의 정책은 거의 다 통과되었다.

근간 도지사 출마자들이 온갖 공약(公約)을 쏟아내고 있다. 제주도는 지금껏 한라산 케이블카 문제, 화순 해군항문제, 공군기지문제에 대한 결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송악산 로켓발사기지는 아깝게도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고 미국명문대분교 유치도 무산되고 말았다. 도 차원에서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라도 유치를 해야 외국 유학생 몰려올 것이고 볼거리가 있어야 해외관광객이 다시 찾아오는 법이다. 지난여름 20여년 만에 다시 가본 싱가폴은 국제물류와 금융센터가 되어 부자나라가 되어있었다. 제주는 면적이 싱가폴보다 3배나 넓은데다 자연경관만은 싱가폴을 압도한다. 제주는 국제자유 도시인만큼 최우선적으로 외국어마을(영어, 중국어, 일어)을 설립해야한다. 주민의 마인드가 오픈되고 국제화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누가 지사가 되든 독선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성실하고 끈질긴 성취욕강한 태도로, 흔들리지 말고 제주를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특별자치도로 키워냈으면 한다.<서봉성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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