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양진건 제주대학교 교수 / 논설위원
[사설] 저비용 항공사 요금 본래 취지 살려야



저비용항공사(LCC)는 운영인원, 부가서비스 등을 최소화시켜 적은 요금으로 운행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에 비교해 보면 운임 차(差)가 크지 않다. 특히 휴가철 성수기 요금은 그 격차가 줄어들어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무늬만 저가’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건 그래서다.

제주를 오가는 5개 LCC는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약 한 달간 성수기 운임을 적용한다. 이 기간 제주~김포 노선의 요금을 보면 편도 기준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9만3000원, 이스타항공은 9만2900원, 에어부산은 8만9000원 등이다. 이는 유료할증료(7월 기준 1만1000원)와 공항이용료(4000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2000원 비싸졌다. 작년의 경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8만900원, 진에어 8만400원, 이스타항공 8만3600원, 에어부산 8만3700원 등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 나들이에 나서는 도민이나 제주에 오려는 관광객들은 저비용항공사 이용 시에 10만원 이상의 운임을 지불해야 한다. FSC와 큰 차이가 없는 요금이다. 실제 이 기간 대형항공사의 운임은 12만2000원(유류할증료·공항이용료 포함)이다. LCC와의 격차는 1만~2만원에 불과하다.

낮은 요금을 기대했던 이용객들로선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저가라는 말이 퇴색됐다. 이용자 편의보다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

물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 구조의 속성상, 성수기 운임이 일정부분 오르는 건 이해할만 하다. 그렇지만 그 정도가 문제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인상 폭이 배 이상 크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7년간 FSC가 26.8% 오른 반면 LCC는 57.4% 올랐다. 비난 받을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싸고 안전한 저가항공을 원하는 이용객들이 적지 않다. 그러려면 본래 취지대로 서비스를 줄이고 그만큼의 요금을 내려야 한다. 저비용항공사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사설] ‘외국인 주민’정착 위한 대책 서둘러야



제주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이 1년 새 20% 이상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최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2013 외국인 주민 현황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실시된 이 조사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주민은 모두 1만26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06명에 비해 2250명(21.6%)이나 불어났다. 올해 초 도내 주민등록 인구가 58만4000여명이니, 외국인 주민이 2.2% 정도 차지한다.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이 4654명(전체의 36.8%)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2579명, 필리핀 881명, 인도네시아 852명, 미국 652명 등의 순이다.

외국인 주민 증가가 보편적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이 눈에 띈다. 이로 볼 때 제주도도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예전에는 보통 농어촌으로 시집오는 국제결혼에 의한 증가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목적에 의한 이주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예컨대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기업 투자자의 정착, 유학생 및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영향 등이 그것이다.

국제자유도시, 연간 관광객 1000만 시대를 맞이한 제주의 위상을 고려할 때 외국인 주민의 증가는 어찌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에 따른 다문화화는 또한 긍·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긍정 측면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그리고 산업현장 3D업종 기피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들의 일정 부분 역할을 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외국인 주민의 유입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의 확대는 제주사회 정체성을 흔드는 잠재적 요인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럼으로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요인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도정이 금명간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정착 지원 및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절실한 건 우리가 다문화 사회로 변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소통하고 더불어 생활하는 열린 마음일 것이다.





[제주시론] 제주문화산업 리더 1000명 양병설





최근 문화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더욱 중요해졌다.

창조경제란 창의적 아이디어, 상상력과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된 창의적 자산이 활발하게 창업 또는 기존 산업과 융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생겨나게 함으로써 양질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세상에 없는 것에 도전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이야말로 문화산업의 화두이다.

문화산업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를 기회삼아 일취월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유배문화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사업을 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제주도에는 문화산업을 이끌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너무 빈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다른 무엇보다 제주문화산업 리더들을 조기에 양성하기 위한 1000명 양병설을 주장하는 바이다.

문화산업 내부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업종 전문가들이 있어야 하는데 필자가 볼 때 제주도의 경우는 소규모 제작을 제외하고는 이런 전문가들이 매우 드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투자, 제작, 유통, 마케팅, 소비, 컨설팅 등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어야 하지만 제주도 문화산업의 경우는 이런 구색을 맞추기가 매우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기에 민·관·산·학 협동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영화 ‘지슬’의 성공 때문인지 최근 제주도에서는 단편영화제작 지원자들이 많아졌는데 거의 대부분 ‘나 홀로’ 악전고투하는 체제이며 그러다보니 문화산업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산업에는 우선 제작자들의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지만 규모의 경제실현과 다양성 확보, 선순환적 산업구조로의 진입 등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매우 절실하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어려운 것이 제주도의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최우수 평가를 받은 제주대학교 LINC사업단의 산학협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볼 때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이를 교훈으로 삼아 제주문화산업 리더 1000명 조기양성을 위한 새로운 민·관·산·학 협동 체제를 제안해 보는 것이다.

제주문화산업 리더를 조기에 양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창조경제에 걸맞은 아젠다를 가지고 제주특별자치도가 나서야 한다. 그래서 투자, 제작, 유통, 마케팅, 소비, 컨설팅 등의 아이템으로 구성된 한해 100∼200명 정도의 제주문화산업 리더 조기양성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대학교를 비롯한 도내 학계는 물론 Daum이나 Nexon을 비롯한 제주도 상주 여러 문화산업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창업과 융합으로 제주문화산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작지만 뜻 깊은 아이디어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제주도에 만들고 이를 통해 제주도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제주도는 스토리의 보고이며 그러기에 한국 스토리텔링 사업의 전진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한국문화산업의 지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제주도 스토리텔링 사업을 투자, 제작, 유통, 마케팅, 소비, 컨설팅 할 수 있는 문화산업 리더들의 조기 양성이 절실한 것이다.





[춘하추동] ‘NLL 판도라 상자’



‘쉬쉬’하는 게 있다. 열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두려운 게 있다. 바로 ‘판도라의 상자’다. 요즘 정국 이슈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그 판도라 상자로 불린다.

드디어 뚜껑이 열린다. 여야가 지난 3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서를 국가기록원에 송부시킴에 따라 이번 주 안에 그 문제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다.

거기에 뭐가 들어있는 지 모르지만, 또 다시 격랑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NLL(서해북방한계선) 포기 논란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은 더욱 거칠어졌다.

‘개봉박두’ 판도라의 상자가 이런 정치권의 공방에 뭐라 답해 줄 것인가. 호기심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결국 상자를 열었던 ‘판도라’의 이야기가 새삼스레 떠올려진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자 화가 치민 나머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인간세계의 여인인 판도라를 창조케한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선물로 건네며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그런 내용일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의 심리다. 결국 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을 못이겨 상자 뚜껑을 열고야 만다.

그러자 제우스가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내려고 상자 속에 넣어 두었던 배고픔과 미움, 질병, 복수, 증오, 시기 등 온갖 악의 영혼들이 우르르 빠져 나왔다. 놀란 그녀가 황급히 뚜껑을 닫았을 때 상자 안에는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단 하나가 남게 되었다. 희망의 영혼이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 진위 공방에도 불구하고 공개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던 대화록이 공개되는 것은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배포한 것이 발단이다. 이미 한 차례 이전투구를 벌인 여야가 그것에 성이 안 차 제2라운드에 돌입하는 것이다. 같은 문장을 놓고서도 서로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이로 볼 때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해도 여전히 혼란만 부추길뿐, 논란을 종식시키는 희망의 상자가 될 것 같지 않다. 정국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는 이 여름, 무더위가 지루할 것 같다.



오택진 논설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