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판도라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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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쉬’하는 게 있다. 열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두려운 게 있다. 바로 ‘판도라의 상자’다. 요즘 정국 이슈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그 판도라 상자로 불린다.

드디어 뚜껑이 열린다. 여야가 지난 3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서를 국가기록원에 송부시킴에 따라 이번 주 안에 그 문제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다.

거기에 뭐가 들어있는 지 모르지만, 또 다시 격랑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NLL(서해북방한계선) 포기 논란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은 더욱 거칠어졌다.

‘개봉박두’ 판도라의 상자가 이런 정치권의 공방에 뭐라 답해 줄 것인가. 호기심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결국 상자를 열었던 ‘판도라’의 이야기가 새삼스레 떠올려진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자 화가 치민 나머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인간세계의 여인인 판도라를 창조케한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선물로 건네며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그런 내용일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의 심리다. 결국 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을 못이겨 상자 뚜껑을 열고야 만다.

그러자 제우스가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내려고 상자 속에 넣어 두었던 배고픔과 미움, 질병, 복수, 증오, 시기 등 온갖 악의 영혼들이 우르르 빠져 나왔다. 놀란 그녀가 황급히 뚜껑을 닫았을 때 상자 안에는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단 하나가 남게 되었다. 희망의 영혼이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 진위 공방에도 불구하고 공개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던 대화록이 공개되는 것은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배포한 것이 발단이다. 이미 한 차례 이전투구를 벌인 여야가 그것에 성이 안 차 제2라운드에 돌입하는 것이다. 같은 문장을 놓고서도 서로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이로 볼 때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해도 여전히 혼란만 부추길뿐, 논란을 종식시키는 희망의 상자가 될 것 같지 않다. 정국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는 이 여름, 무더위가 지루할 것 같다.



오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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