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역주민들이 살아오면서 애환이 깃든 환경문화는 관광의 대상이 되고, 또한 환경문화의 유지 ·존속이나 새로운 환경문화의 창조로 이어져 관광지 정비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관광객은 단순관광에서만 만족을 찾기보다는 지역문화에 접촉하거나 그 일단(一端)을 체험하고 지역문화에 몰입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래서 지역의 과제는 관광객이 관광대상으로 삼는 ‘지역 그 자체’의 매력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존속시키며 정비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는 3일, 9일 각각 개원 ·개관하는 돌문화공원과 제주해녀박물관은 제주도 환경문화와 생활문화의 기념비적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돌이야말로 제주도 환경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흔하면서도 독특한 자연물이고, 제주여자하면 연상하게 되는 해녀의 발자취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생활문화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돌박물관은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슬픈 전설을 모태로 돌, 흙, 나무, 쇠, 물 등 5가지 주제의 독특한 테마공원으로 집대성해 가장 제주다운 환경문화의 상징으로 조성하였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1, 2단계로 나눠 1852억원이 들어가는 대역사로서 이번에 마무리되는 1단계 사업은 411억원이 투자되었다. 그 곳에 가면 무엇보다 1만 5000여 점의 제주 자연석과 돌민속품 그리고 민구류 등 그 문화자원의 규모에 압도당하게 된다.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제주 자연석들이 여기에서는 신의 조화로 둔갑이 되고, 제주도민들의 애환이 깃든 돌민속품과 민구류들은 투박하면서도 지혜로운 당시의 생활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단언컨대 돌문화공원사업은 지금까지 제주도가 개발한 관광자원 중에서 가장 차별화된 사업이자 제주도를 가장 잘 표현한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해녀박물관은 생활문화의 현장이다. 우리는 제주여자인 해녀들이 남긴 여러 가지 생업도구와 문화유산들을 발굴하고 보존하여 후세들에게 교육하고 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특히 해녀라는 존재가 제주인의 여성관과 직업관, 신앙, 경제 등에 이르기까지 제주인의 전통문화에 끼친 영향을 이해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문화관광 발굴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높다.
돌문화공원과 해녀박물관 건립은 모두 북제주군이 앞장서 추진해왔다.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을 북제주군은 해냈다. 덕분에 이제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문화를 보여줄 수 없었던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아이디어 차원에만 머물렀던 이번 사업을 앞장서 일구어낸 북제주군의 노고에 진정한 박수갈채를 보낸다.
관광상품의 차별화란 ‘남과 구별되는 독특하고 가치 있는 것’을 이른다. 즉, 다른 경쟁관광지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이면서 동시에 관광객에게 가치 있는 것이라야 한다.
차별화가 잘 되고 있는지 그 성과를 확인하려면 가격을 올려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지를 살펴보면 된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미 그 실험에서 실패했다. 비싼 항공료와 숙박비를 치르고도 후회 않는 제주도만의 블루오션 관광상품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돌문화공원과 해녀박물관이 그 표본이 되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점이 되었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양창식 탐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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