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약(藥)이며 독(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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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한의사>

여름은 낮이 길다. 저녁 무렵이 되어도 해가 훤하기 때문에 술 한 잔의 유혹이 강해진다. 더울 때 마시는 차가운 술의 목 넘김은 매력적이다. 이 때문인지 여름 휴가철에 음주운전 사고가 크게 증가한다는 소식이다. 경찰당국에서도 여름 휴가철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안 좋지만 적당한 술은 심장병을 예방하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네덜란드 국립보건환경연구소(Netherland National Institute for Public Health and the Environment)의 40년에 걸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2g정도의 알코올은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을 낮추며 예상 수명을 5년 정도 길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참고 : 소주 1잔 혹은 와인 1잔의 알코올 양은 10g정도)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음주는 간염, 간경화, 지방간 등 간기능계 질환은 물론 위염, 위궤양 등과 같은 소화기계 질환이나 당뇨병, 심장마비, 성기능장애 같은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우울증, 분노 조절 장애, 기억력 저하 등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나친 음주는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술의 장단점이 기록되어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쓰고 달고 매우며, 독(毒)이 있다. 주로 약 기운을 운행시키고 온갖 나쁘고 독한 기운을 없애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장위(腸胃)를 두텁게 하며, 피부를 윤기 있게 하고 우울함을 없애며, 화나게 하고 흉금을 털어놓고 마음껏 이야기하게 한다. 오랫동안 마시면 신(神)이 손상되고 수명이 줄어든다.”

 

술은 약으로 쓸 수 있으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피부도 좋게 하며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 기록과 함께 약으로 쓰는 술을 30여 종이나 소개하고 있다. 한의원에서 탕약을 처방할 때도 필요에 따라 약효를 높이기 위해 청주(淸酒)나 황주(黃酒)를 이용해 달이고 있다. 물론 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꼭 필요할 때만 쓴다.

 

어떤 약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술 역시 양날의 검이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지만 적절한 음주는 좋다. 식사를 하여 위장을 채운 뒤 약간의 술을 곁들이고,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셔 해독을 돕는 방법을 취한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안주는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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