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創業과 守成
<춘하추동>創業과 守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중국 당(唐) 나라때 오긍(吳兢)이 저술한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전 10권으로 태종(太宗)의 가언선행(嘉言善行)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 태종이 신하들과 나눈 문답(問答)이 나온다.

어느 날 태종이 신하들에게 창업(創業)과 수성(守成) 중 어느 쪽이 어렵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방현령은 “천하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영웅들이 일제히 군사를 일으켜 서로 생사를 걸고 싸워 상대방을 굴복시켜 패권을 쥐려 합니다. 따라서 ‘창업’ 쪽이 더 어렵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위징은 “예부터 내려오는 제왕들을 보면 누구나 간신난고 끝에 천하를 얻었으나 그것을 잃은 것은 으레 안일을 탐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성’ 쪽이 더 어렵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태종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창업은 과거의 일이고 수성은 미래의 일이라고 했다.

태종의 결론은 창업도 어렵지만 그것을 온전히 지켜나가는 일이야말로 더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보다 미래를 바라보라는 이야기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했다.

“방현령은 나와 함께 고생을 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온갖 고난을 다 겪고 나라를 세웠다.

창업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위징은 나와 더불어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데 부심했다. 언제나 부귀에 길들여지는데서 화란(禍亂)의 싹이 트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수성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수성의 어려움이야말로 앞으로의 문제이니 각자가 명심하여 몰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창업의 주된 추진력은 무력에 있고 수성의 요체는 민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민심이란 전제군주국가체제 하에서도 힘으로 휘어잡을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민의를 발판으로 창출되는 민주주의 국가체제 하의 정권이야말로 민심이 이반될 때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이번 5·31 지방선거 결과는 정권의 수성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일깨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를 제외한 전국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석권하게 된 민의가 바로 그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