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다시 6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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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떼어 맡길 사랑을/ 등대없는 남쪽 항구에 남겨 둔채/ 내 차는 어둠을 뚫고 북으로 달린다.// 내 마음과 차의 향방은 남과 북으로 서로 다투워/ 혈관 어느 한구석이 찢어질것만같다.// 북으로 북으로 달리는 나/ 사랑보다 더 한것/ 또 어데있기에/ 깜박이는 별빛을 바라보면서/ 낫서른 땅을/ 북역으로 달리는고…// 사랑과 조국을/ 미친 듯 고함치며/ 뜨거운 숨결이여/ 전쟁으로 가는 길”(‘戰爭으로 가는 길’ 전문)

어제는 51주년 현충일이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육군 대령(정훈장교)으로 예편한 이용상(1924~) 시인의 전쟁시 한편을 읽었다. 전쟁을 소재로 시인들이 쓴 시들이야 많지만 이용상은 정훈장교라는 특이한 이력답게 냉혹과 잔인이라는 시각보다 초조하지 않고 연민으로 고난을 이기는 지혜를 던져준다.

“永川會戰에서 포로된 인민군/ 성은 李 이름은 영석/ 회령이 고향이라는 16세 인민군은/ 집을 떠날 제 엄마 보지 못하고/ 비행기가 무서웠고 배가 고팠었다고”

육군병원에서 16세 인민군 포로를 만나보고 쓴 시다.

▲보훈의 달, 6월이 다시 왔지만 호국영령들을 생각하면 민망하고 우울한 심정이다.

대지를 휘감는 싱그러운 바람과 청명한 하늘을 뒤로 하고 6월은 늘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자괴감을 갖게 한다.

짧게만 해도 한·일 월드컵이 막바지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정비정에 맞서 싸우다 꽃다운 나이에 숨진 해군 장병 6명이 있다. 현충일 하루 전인 지난 5일 유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같은 날 제주에서도 월남참전 맹호부대 제주도전우회에서 제주시 충혼묘지를 찾아 41년 전 베트남 정글에서 숨진 전우들의 묘비에 헌화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국가차원의 전사자 발굴사업을 촉구하며 고엽제의 피해를 호소했다.

▲최근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남북한의 인구 80% 이상이 1954년 이후에 출생했다고 한다. 남북한 인구 대부분이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전쟁은 ‘휴전’으로 알려진 ‘정전’인 상태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995년 7월 27일 한국전쟁참전기념비 제막식과 함께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이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쪽에 조성됐다.

기념비에는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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