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장학금
독서 장학금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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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독서가 취미인 나는 좋은 책을 읽게 되면 꼭 아이들이 떠오른다. 내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구절에 밑줄을 긋고 표시해 두었다가 기회가 되면 읽어보라고 권하는 것이 우리집 독서 문화의 한 장면이다.

 

일요일 한낮, 이번에 읽는 책은 우리 아들이 읽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일요일이기도 해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요일인데 책은 좀 읽고 있니?”

 

“네, 안그래도 이번 주 과제가 책 읽고 요약해내라는 거여서 지금 읽고 있어요.”

 

다행히도 아이가 다니고 있는 과의 학과장 교수님께서 독서를 굉장히 강조하셔서 주마다 책 읽는 과제를 내신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으라고 해서 한 권 샀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주었다. 말미에 시간 나면 다른 책도 더 읽겠다는 말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시간 나면? 그럼 시간 안나면 안읽어도 될까?

 

그렇다고 아이가 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여주는데 더 읽으라고 강요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가 퍼뜩 떠오른 것이 바로 ‘독서 장학금’이었다.

 

얼른 우리 가족이 늘 함께 있는 카톡을 열었다.

 

‘공지, 급 아이디어! 책 한 권 읽으면(300페이지 기준) 장학금 만원 지급함,

 

대상: 아빠, 00, 00. 추가 :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은 보너스도 있음!’

 

조금 있으니 제일 먼저 아들에게서 반응이 온다.

 

‘ㅋㅋ ㄱㄴ ㅋㅋ’ ‘굿!!!’

 

다음에는 남편에게서 왔다 ‘나 그냥 벌금 낼게, 그렇지만 포기는 아니여!’

 

가족 중에 가장 책을 안읽는 편이기에 얼른 답을 보냈다.

 

‘맞아! 기준 이하는 벌금도 있음^ ^ ’

 

마지막으로 한참 등산 중이던 딸에게서 답이 왔다.

 

‘쩌러! 내가 일빠해야지! 두 권이면 이만원?’

 

얼른 답을 했다. ‘그럼, 알바보다 좋지!’ ‘쩌러, 오늘부터 돌입! 도서관 가야겠음!’

 

책 한 권 읽는데 만원! 생각하기에 따라서 많은 액수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주일에 두 권을 읽는다고 하면 한 달에 많아야 8만원!

 

용돈을 거의 받지 않는 우리집 아이들에게 8만원은 많은 액수일 것은 틀림없다. 건성건성 보내버릴 수도 있는 주말, 청춘의 독서로 약간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면 어머니인 나로서도 자녀들에게서도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재미있는 이벤트가 아닐까 싶다. 사흘이 지났다. 지금 과연 누가, 무슨 책을, 얼마나 읽고 있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