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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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의 도(道)’라는 우스개가 있다.

 

상대의 특기와 주먹의 강도를 미리 알고 덤비니 이를 지(智)라 한다.

 

서로 ‘나를 정통으로 때리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니 신(信)이며, 상대가 아픈 표정을 지어도 과감히 무시하니 강(强)을 말함이다.,

 

값나가는 살림을 부수지 않으니 현(賢)을 뜻하고, 싸움이 끝난 뒤 맞은 곳을 서로 주물러 주니 이를 의(義)라 한다.

 

성장배경과 성격이 다른 남녀가 만나 함께 살다 보니 크고 작은 감정의 골이 패일 수밖에 없다.

 

‘멋진 그대’를 꿈꾸다 실망하기보다 정도껏 티격태격하는 게 현실적이란 얘기도 있다.

 

살다보면 ‘웬수 같은 정’이 쌓인다는 거다.

 

▲부부 사이는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석들이 많다.

 

소홀한 듯하면서도 가장 미더워 하고, 자랑하지 않으면서 가장 소중히 여긴다.

 

고맙고 한편으론 즐거우면서도 굳이 말이 필요치 않은 관계가 바로 부부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부부화락을 강조하는 덕담들이 많다.

 

거문고와 비파를 타듯 한다는 여고금실(如鼓琴瑟), 남편이 노래하면 부인이 따라한다는 부창부수(夫唱婦隨), 평생을 함께 늙어간다는 백년해로(百年偕老), 하늘이 정해 준 배우자라는 천정배필(天定配匹) 등이 그것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면 갈등이 있을 턱이 없다.

 

하지만 살다 보면 부부싸움은 있게 마련이다.

 

다만 배우자의 심장에 화살을 꽂는 언동만은 피할 일이다.

 

▲가정폭력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영화가 제작돼 전국에 선보인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와 서울경찰청이 합작한 20분짜리 단편영화 ‘하소연’이다.

 

부부싸움에서 번진 가정폭력이 ‘칼로 물베기’가 아닌 엄연한 폭력임을 깨닫도록 제작됐단다.

 

현직 경찰관들을 캐스팅하고 생생한 이야기로 꾸며진 작품이어서 향후 교육적 성과에 크게 기대하는 모양이다.

 

손찌검은 습관인 데다 마약처럼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때린 것은 잘못했다. 그러나’라고 변명하지만 ‘그러나’라는 말이 통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상처는 덧나기 쉽고 그러다 보면 결국 곪아 터져 결딴나기 십상이다.

 

법률 이전에 존중의 미덕을 생각해야 할 때다.
함성중 편집국장
hamsj@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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