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이 터진 ‘대∼한민국’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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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극전사들이 해냈다.

2 대 1로 이겼다.

그렇게 목말라 하던 월드컵 본선 해외경기 첫 승리, 그 소중한 꿈을 드디어 이뤄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

90여 분의 격전을 치른 뒤 땀에 젖은 모습으로 이 그라운드에 뒤엉킨 태극전사들의 자랑스러운 승리다.

제주월드컵경기장과 도내 곳곳에서, 그리고 고내∼신엄 간 해안도로에 있는 최진철 선수 누나네 포장마차에서 함께 붉은 악마가 되어 ‘대∼한민국’을 외친 우리 모두의 승리다.

반세기가 넘은 한국 축구의 숙원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눈물이 서려있는 독일 땅에서 그처럼 뜨겁게 우리를 찾아왔다.

한국 축구의 새 모습은 경이로웠다. 아프리카의 장신 토고선수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불꽃 투혼과 위기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어제의 플레이에선 허망하게 무너지던 예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누가 이 팀을 불과 10여 일 전 아프리카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3 대 1로 무너진 팀이라 하겠는가.

물론 월드컵 본선에 7차례 출전하고 FIFA 랭킹 29위인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 처음 나온 FIFA 랭킹 61위인 토고를 꺾은 것은 별게 아닐 수 있다.

아니 분명 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가 이제 새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한국 축구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참가한 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열린 다섯 차례 본선무대에서 거둔 성적은 4무 10패다.

한 번도 이겨보질 못했다.

그러기에 이번 해외 본선 첫 승리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것은 한국 축구가 ‘안방 승리’를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긍심이기도 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지금 우리에겐 꿈이 있다.

승리의 기쁨에 흠뻑 빠지기만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다.

우리는 태극전사들이 프랑스와 스위스 전에서도 초심(初心)을 유지하면서 정신무장을 새로이 하기 바란다. 태극전사들아, 승리의 신화를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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