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에 내리는 强산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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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식초를 묽게 탄 것과 다르지 않은 비가 내린다면 그것은 큰 이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비슷한 이변이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 그런 이변이 비가 내리는 10일 중 9일 이상 된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시 연동주거지역과 어승생 산림지역 등 2개 지역에서 산성비를 측정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한다.

전체 평균 62회의 비 오는 날 가운데 92%인 57회에서 pH 5.6 미만의 산성비가 관측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날이 2002∼2005년 보다 30% 이상 증가했다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별 측정치를 보면 주거지역은 pH 4.2∼4.8, 산림지역은 pH 4.4∼4.6으로, 지난해보다 산도 역시 강해졌다고 한다.

수소이온농도를 가리키는 pH 4.8 비라면, pH 5.6의 정상적인 비에 비해 산도가 8배 가량 높은 강(强)산성이다. 묽은 황산이나 질산을 기계나 건물의 세척제로 쓰는 것은 산이 금속이나 고형구조물의 표면을 녹여 내리기 때문이다.

산은 세척제보다 아주 묽은 경우라도 식물의 수분흡수를 억제하며 토양의 유기물 분해를 방해하는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런 산성비가 사람의 눈에 들어가 손상할지 모르는 위험까지 생각하면 제주는 위험한 도시일게 틀림없다.

이러고서 어떻게 ‘청정 제주’를 말하고 ‘안전 제주’를 내세울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비가 강산성을 띠고 있다는 것은 대기가 아황산가스나 질소화합물로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빗물에 녹아내리는 것이 산성비라면 녹아내리지 않을 때의 대기라고 인체에 무해하지는 않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 문제가 제주도 자체 오염물질에 의한 영향보다는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기류를 타고 이동해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동차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보고도 있고 보면 도민들의 자동차이용 억제를 유도해야할 때가 왔다고 본다.

5월말 현재 21만 7000대를 넘어선 도내 차량은 한달 평균 1000대꼴로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제주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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