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 선수들
열두번째 선수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전반 31분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갑자기 허탈함과 함께 불안이 엄습해 온다.

행여나 이대로 무너지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후반 경기를 손에 땀을 쥐며 초조하게 지켜본다.

후반 7분 박지성이 상대 미드필드를 돌파하며 토고 아발로의 퇴장을 이끌어 내고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를 이천수가 상대 골키퍼가 전혀 손 쓸 수 없는 빈틈으로 그림같이 감아 차 골네트를 갈랐다.

동점골을 터뜨려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고 후반 27분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미드필드에서 연결한 공을 이어 받아 페널티 지역 바깥 오른쪽에서 통렬한 중거리 결승골을 터뜨렸다.

독일 월드컵 토고와의 통쾌한 역전 한 판이었다.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승리의 감격은 모두 우리 선수들의 몫이다.

골을 넣은 선수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준 선수나 상대편 공격수들을 집요하게 마크한 최진철 등 수비수 들이나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잘 싸웠고 선수들 모두의 공이다.

토고와의 시합은 우리가 필연적으로 이길 수밖에 없었던 게임이다.

우리에게는 11명의 선수들 말고도 이들과 함께 호흡을 같이한 12번째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한국팀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승리를 역전드라마를 일궈내자 로이터, AP등 외신들은 “한국팀의 극적인 역전승에 200만 인파의 붉은 물결이 한반도를 뒤덮었다”며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사실은 5000만명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동쪽 끝 독도를 돌아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전국민의 붉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 국토뿐만 아니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 나가있는 교민들도 지역별로 모여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함께 열광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 현장에 있었던 응원단이나 전국의 2002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관중이나 마라도에 모인 주민들이나 모두 한마음으로 90분동안 우리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월드컵 경기 내내 우리 국민들은 하나가 되어 선수들과 함께 뛸것이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재연할 것이다.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